[진단] ④ 중국 경기과열 우려에 유동성 옥죄기?

입력 2010-07-27 13:50 수정 2010-07-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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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돈맥경화 사태 어디로

(편집자주: 전세계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은행은 경기불확실성을 이유로 좀처럼 자금을 풀지 않고 있으며 회사채 시장도 아직 본격적인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돈맥경화 사태를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주요국 중앙은행 밑빠진 독에 돈붓기?

② 미국 초저금리에도 자금줄은 막막

③ 유럽 은행권, 유동성은 무슨...자본확충에 급급

④ 중국 경기과열 우려에 유동성 옥죄기

⑤ 예금 밀물에 은행은 한숨?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경기회복세 둔화로 인한 유동성 저하에 고전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지난해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자금을 푸는 등 과잉 유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경기부양자금으로 4조위안(약 701조원)을 투입했고 중국 은행들이 경제회복을 위해 신규 대출로 공급한 유동성은 9조5000억위안에 달했다.

▲2010년 중국 신규대출규모

미국보다 무려 10배 이상 높은 38%라는 저축률도 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풍부한 실탄을 공급했다.

그 결과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올해 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등 경기과열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지난 4월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12.8%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5월에도 12.4% 상승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11.9%에 달했다.

이에 중국정부는 지난 4월 모기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3차 주택구매자에 대한 신규대출을 금지시키는 등 고강도 부동산 과열억제정책을 내놓았다.

은행권의 자본 과잉 유동성 관리도 더욱 강화했다. 중국정부의 올해 신규대출규모 목표는 전년에 비해 2조위안이나 축소된 7조5000억위안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올해 들어 3차례 인상했다. 현재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은 대형은행이 17%, 소형은행이 15%다.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중국 경제발전은 서서히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10.3%로 전분기에 비해 둔화됐고 지난달 부동산 가격도 전년 대비 11.4% 올라 2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되고 전월에 비해서는 0.1% 하락해 정부의 긴축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나타냈다.

은행권 신규대출도 지난달 6034억위안으로 전월의 6394억위안에서 소폭 줄었고 올 상반기 신규대출은 4조63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7400억위안 가량 급감했다.

지난달 총통화(M2)도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한 67조3900억위안을 기록했으나 전월의 21% 증가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CPI)도 전월 대비 2.9% 상승해 정부의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인 3% 선을 밑돌면서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 올해 중국경제성장 전망을 종전 11.4%에서 10.4%로 하향 조정했고 BNP파리바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10.5%에서 9.8%로 다시 낮춰 잡았다.

일본 3위 증권사 니코 코디얼 증권은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이 8% 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대 차오허핑 교수는 “경제발전 속도가 둔화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로 경기과열 우려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샤빈 중국 인민은행 고문은 “하반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 1분기에 비해 2~3%포인트 떨어질 것”이라 예측했다.

시라이와 치유키 니코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정부는 올해 부동산 가격이 최소 20% 떨어지고 30%로 하락한다 하더라도 중국 거시경제가 충격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스 랑 라샐레의 마이클 클리배너 중국 리서치 부문 대표는 “중국 부동산 가격은 올해 20% 하락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 시장은 미국과 달리 모기지 대출 등 레버리지 수단에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에 가파르게 떨어지지 않는 한 현재의 유동성 관리 강화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6일 중국은행들이 지방정부에 대출한 총 7조7000억위안 가운데 23%가 부실채권이 될 수 있다고 정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농업은행이 상하이 종합지수가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하는 등 중국증시 위축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다.

공상은행 등 중국 5대은행은 신주발행을 통해 올해 총 53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은행권이 방만한 대출로 인해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이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정부는 은행들에 올해 말까지 무수익 여신에 대한 모든 기록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지방정부에도 실천 가능한 프로젝트가 아닐 경우 대출을 제한할 것을 지시하는 등 자본부실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후샤오렌 인민은행 부총재는 “달러페그제가 유동성 과잉을 초래했다”면서 “유연한 환율변동으로 물가를 조절하고 유동성 과잉 공급을 억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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