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봉씨 별세...코미디계 애도 물결

입력 2010-07-29 12:11 수정 2010-07-2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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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29일 원로 코미디언 백남봉(본명 박두식)의 별세 소식에 코미디계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동료 선후배 코미디언들은 백남봉이 타고난 코미디언으로 항상 노력하고 주변을 챙기는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원로 코미디언 이상해는 29일 "그런 좋은 양반이 가셔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코미디언으로서 항상 노력하던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분은 웃기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자는 사람을 깨워서라도 웃기려고 했어요. 형님과 잘 때는 잠을 못잘까봐 두려웠어요. 후배들과 함께 자다가도 '야 이렇게 하면 웃기겠다' 그러면서 혼자 일어나서는 우리 앞에서 원맨쇼를 했어요. 우리가 웃을 때까지 하니까 웃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는 백남봉이 아이디어가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원맨쇼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공연갈 때도 버스 안에서 원맨쇼를 했어요. 아마 연예인 중에 그런 사람은 형님이 유일할 거에요. 쇼가 끝나면 모자를 들고 돈을 걷으러 다녔어요. 그리고 나서 휴게소에서 맛있는 것을 사서 연예인들 나눠주고 운전기사도 챙겨주고 그랬어요. 항상 남을 챙기는 양반이었는데.."

그는 "나를 만나면 항상 '제수씨 잘 있느냐. 제수씨한테 잘해라'라고 안부를 묻고 주변의 어려운 후배도 많이 도와주셨다"며 "주위 사람과 모가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엄용수 코미디협회장도 "애석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는 "원맨쇼를 오랫동안 해서 다른 코미디언들과 함께 연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몇년 전 코미디협회에 가입한 후 각종 행사에 열심히 참석하면서 외롭고 힘든 연기자들을 격려했다"며 “백남봉은 어린 시절 우상이었다”고 회고했다.

코미디언 임하룡도 "코미디언이 천직인 분이셨다"며 "코미디언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항상 웃음을 주려고 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며칠 전 다시 좋아지셨다는 기사를 보고 안도했는데 오늘 소식 듣고 깜짝 놀랐다"며 "생전에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코미디언 이봉원은 "옆에서 지켜볼 때 매사 열심히 사신 분이었다"며 "말년에는 후배들에게 자전거를 타라고 권유를 많이 하셨는데 본인이 자전거 타고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건강을 위해 계속 열심히 타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폐암으로 투병 중 이날 오전 8시40분께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2008년 늑막염 수술 중 암세포가 발견돼 폐암진단을 받은 고인은 경기도 한 재활원에서 요양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해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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