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버핏 후계자는 톈안문 영웅?

입력 2010-07-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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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車 업체 BYD 투자로 막대한 수익 올려

중국 톈안문 시위를 주도했던 학생 지도자가 21년 후 전설적 투자자 워렌 버핏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44세의 중국계 펀드매니저인 리루가 워렌 버핏의 후계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톈안문 사태 당시 학생 시위를 주도했던 리루는 후에 워렌 버핏의 후계자로 거론될 만큼 유명한 펀드매니저가 됐다. 맨 오른쪽이 리루 (월스트리트저널)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다음달이면 만으로 80세를 맞기 때문에 버핏 회장이 “현재는 물러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후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루와 두터운 친분이 있는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리루가 회사 투자부문에서 최고 자리에앉는 한 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 견해로는 이는 이미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워렌 버핏 회장은 후계 계획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리루 등 투자 매니저들이 버크셔의 수장으로 떠오르는 것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버핏 회장은 “내가 버크셔에 있는 동안 다른 투자매니저들을 데리고 온다는 생각을 좋아한다”면서 “이들이 경쟁하기보다는 하나의 그룹으로 함께 투자하는 것을 상상한다”고 언급했다.

리루의 성공은 월가에서 매우 극적이다. 그는 문화혁명의 와중에 부모가 강제 노동 수용소로 끌려가면서 어린 시절부터 이곳 저곳을 떠돌아야 했다.

부모가 수용소에서 돌아온 뒤에는 고향 근처 탕샨에서 24만2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지진이 일어나 다시 가족들은 흩어져야 했다.

그는 후에 난징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지난 1989년 4월 톈안문 시위 당시 리루는 적극적으로 시위를 주동했고 이후 프랑스로 도피했다.

후에 미 컬럼비아 대학의 원조로 미국에 건너온 리루는 거기서 경제학, 법학 및 경영학 학위를 취득했다.

리루는 “지난 1993년 컬럼비아 대학에서 열린 워렌 버핏의 강의를 들으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고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취직하는 대신 가지고 있던 전 재산을 모아서 ‘히말라야 파트너스’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지난 198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19%의 손실을 입었으나 아시아 국가들이 외환위기에서 벗어남에 따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버크셔 해서웨이와의 인연은 후원자 중 한 명이었던 제인 올슨으로부터 비롯됐다.

제인 올슨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인 로날드 올슨의 아내이며 리루는 종종 올슨가를 방문해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지난 2003년 추수감사절에 멍거 버크셔 부회장과 처음으로 올슨가에서 대면했다.

멍거 부회장은 “리는 강한 인상을 줬다”면서 “리에게 가족들의 비상금을 모두 투자해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밸류펀드를 설립할 것을 조언했다”고 회고했다.

리루는 멍거 부회장의 조언대로 지난 2004년 초 자신이 가지고 있던 400만달러(약 48억원)와 다른 투자자로부터 모은 5000만달러를 가지고 새 펀드를 설립했고 멍거 부회장도 여기에 투자했다.

그의 성공은 지난 2002년 BYD라는 중국의 작은 배터리회사에 투자하면서 시작됐다.

후에 BYD는 전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3분의 1 가량을 장악하고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리루의 펀드가 BYD에 투자했던 4000만달러는 4억달러로 불어났고 리루의 권유로 지난 2008년에BYD에 2억3000만달러를 투자했던 버크셔해서웨이도 현재 회사 보유 BYD 자산가치가 15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큰 성과를 거뒀다.

워렌 버핏은 “리의 헤지펀드는 지난 1998년 이후 연 수익률이 26.4%에 이를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2.2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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