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타격을 입었던 예술품 경매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경매업체인 크리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25억7000만달러(약 3조원)의 미술품을 판매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회사 역사상 2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전체 매출액에 포함돼 있는 미술품 개별판매도 2억741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3분의1 이상 증가했다.
경쟁사인 소더비도 같은 기간 22억달러의 경매액을 기록해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경제침체 당시 소극적이었던 수집가들이 미술품 자산 가치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에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는 경매업체가 미술품 소유자들이 자신의 미술품을 경매에 내놓도록 설득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드 돌먼 크리스티 최고경영자(CEO)는 “예술품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품 시장은 특히 빠른 경제발전에 힘입은 아시아 지역 입찰자들의 부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크리스티에서 올 상반기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1932년작 ‘누드, 녹색잎과 상반신’으로 지난 5월 1억650만달러라는 사상 최고 가격으로 낙찰됐다.
소더비에서는 지난 2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걷는 사람’이라는 조각품이 1억430만달러에 판매됐다.
두 경매업체는 현대 조각품에 대한 수집가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알렸다.
크리스티는 자코메티의 청동 흉상 작품인 ‘매우 가는 머리’를 5320만달러에,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캐리애티드’를 5260만달러에 각각 팔았다.
소더비에서는 J.M.W. 터너의 ‘현대 로마-소의 들판’이 J. 폴 게티 박물관에 4500만달러에 판매됐다.
보석류도 아시아 지역의 관심이 고조된 데 힘입어 판매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는 올해 상반기에 2억2730만달러 상당의 보석류 및 시계를 판매했는데 아시아 수집가가 70%를 차지해 전년의 41%와 대조를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 보면 미국 시장에서 크리스티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6% 증가한 9억9960만달러를 기록했고 런던에서는 전년에 비해 2배 늘어난 6억752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홍콩에서는 전년에 비해 132% 늘어난 3억70만달러의 예술품을 판매했고 중동 시장 매출은 전년의 910만달러에서 2300만달러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