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혼조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고용시장을 비롯해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단 미국의 서비스 부문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 경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이 7개월 연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데다 교사 등 수만명의 공무원들의 일자리 보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
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며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7월 비제조업지수는 54.3으로 전월의 53.8에서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53이었다.
이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7개월째 확장세를 이어갔음을 보여줬다.
소비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은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인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침체 일로를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용시장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오는 6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7월 고용동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연방 정부의 인구 센서스 조사원들의 계약 만료 영향으로 지난달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6만5000건 감소할 것으로 점쳐졌다.
HSBC의 리안 왕 이코노미스트는 "7월 민간부문 고용이 10만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평균 고용 성장률과 동일한 수준이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살 구아티에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여전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속도가 매우 완만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아티에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적어도 회복을 지속할 만한 펀더멘탈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액션이코노믹스의 마이클 잉글런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최근 몇주간 부진한 경제 지표를 쏟아내 더이상 악화된 지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은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 미 민간 고용 조사업체 ADP임플로이어서비스는 지난 7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이 전월 대비 4만2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1만9000건 증가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인 3만건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ADP가 발표하는 민간고용은 노동부 고용보고서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7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고용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 55포인트까지 상승하며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1만700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미 의회가 예산 부족이 시달리는 주정부와 지역 학교 이사회에 260억달러를 긴급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소식도 고용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켰다.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경기 확장세는 완만하게 이어졌다.
ISM이 지난 2일 발표한 7월 제조업지수는 55.5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이지만 12개월 연속 50을 웃돌면서 확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일부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고용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IT 서비스 아웃소싱 업체 코그니전트테크놀로지솔루션스의 지난 2분기 순이익과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기업 고객들이 침체기 동안 중단했던 프로젝트를 재개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코그니전트테크놀로지솔루션스는 2분기 3200개 일자리를 추가해 노동력이 4%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앤소니 니브스 ISM 서비스업 조사 담당 의장은 "ISM 발표에 민감한 기업들이 경제전망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