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5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옥수수 수입을 재개하면서 미 농업이 황금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옥수수 순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올해 미국에서만 120만t의 옥수수를 수입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전년에 세계 각국에서 옥수수를 10만t 수입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를 보인다.
중국은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인 미국과 경쟁하는 주요 수출국이었지만 미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17만2000t에 불과해 지난 2003년의 1520만t 수출과 대조를 보였다.
중국정부는 그 동안 식량안보를 주장하면서 수입을 꺼려왔기 때문에 최근의 수입급증이 장기 추세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제이 오닐 캔사스대 국제곡물프로그램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예년과 전혀 다르다”면서 “중국의 옥수수 수입은 세계 수요에 공급을 맞출 수 있는 국가가 얼마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농작물 생산의 잠재적 감소는 큰 위기로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의 변화는 세계 상품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하고 상품 가격의 인상과 변동성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옥수수 수요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부가 농산물의 자급자족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것으로 인식해 수입상황 등 통계에 대해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
중국 정부는 올해 초 오는 2020년까지 곡물 소비량의 최소 95% 이상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내수가격이 국제가격보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그간 옥수수 수입을 제한한 것에는 농산물 자급자족에 대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부의 비밀주의로 중국 농무부와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물론 중국에 있는 서구 전문가들까지도 옥수수 정책에 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신문은 알렸다.
미 행정부도 수출을 경제전략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으로의 옥수수 선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옥수수 생산이 현지수요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데 동의했다.
중산층이 늘고 중국인의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돼지고기와 우유 및 계란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가축들은 대부분 옥수수를 사료로 많이 쓴다. 콜라 등 음료수도 옥수수를 재료로 한 감미료를 쓰고 있다.
중국 최대 옥수수 생산지인 북동부 지방이 최근 2년간 심한 가뭄에 시달린 것도 중국의 공급상황을 악화시켰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입이 과거 수출처럼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하이 JC 인텔리전스의 한버 리 회장은 지난달 미국 곡물위원회에서 “중국은 내년에 580만t의 옥수수를 수입하고 오는 2015년에는 수입량이 1500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 옥수수 수입의 새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