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어느 한 쪽이 사망했다면 남은 상대방은 사망한 전 배우자의 상속인 등을 상대로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는 이혼 후 상대방이 살아있지 않더라도 재산분할 청구권은 여전히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한 첫 사례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임채웅 부장판사)는 A(75.여)씨가 `이혼 후 재산분할을 협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 남편이 사망했다'며 재산을 상속받은 전 배우자의 자녀들을 상대로 낸 재산분할 심판 청구 사건에서 "상속인들은 A씨에게 총 89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26년에 이르는 혼인기간 가정주부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전 남편의 일을 돕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받은 보험금이 부동산을 마련하는 데 큰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와 사망한 전 배우자의 재산분할 비율은 각각 50%로 정한다"고 밝혔다.
또 "재산을 상속받은 전 남편과 그의 전처 사이 자녀들은 A씨에게 재산분할로 총 89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