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야당)공격을 받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을) 한 눈 팔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 (6월 24일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사실 정종환 장관은 8.8개각에서 유력 교체대상 국무위원었다. 2년 이상된 장수장관은 인적쇄신 차원에서 교체하겠다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방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과 함께 정 장관은 살아 남았다.
의외의 유임소식에도 그는 일단 말수를 줄이고 있다. 기자들을 만나 그간의 소회를 밝힐만 한데도 한 줄짜리 보도자료로 감회를 대신했다. 유임이 결정 된 후 극도로 몸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언제까지 숨죽이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여름철 우기가 끝나는 데로 4대강 사업에서 강공을 걸 것이라는 게 정관계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4대강 사업에 적극적인 김태호 국무총리, '4대강 전도사'로 유명한 이재오 특임장관 등 새로 구성된 내각이 '4대강 내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강력한 지원군까지 얻어 그의 강공드라이브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정종환 장관은 유임 후 첫 출근날인 이날 정례적인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특히 전날 새로 선출된 총리나 장관들은 기자들을 만나는 등 외부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쳤지만 유임된 정 장관은 특별한 일정없이 교회를 찾는 등 차분한 일상을 보냈다.
지난 4~6일 하계휴가를 보낸 정 장관은 대개 주말(일요일)에도 출근, 업무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임이 결정된 이날은 이례적으로 휴식을 취했다. 특히 4대강, 보금자리주택,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대책 등 국내정책적 핵심 이슈를 대부분 떠 안고 있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의 '8.8개각' 일정이라기에는 과도하게 조용한 일상이었던 것.
이번 재신임으로 4대강 사업 성공적 완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미션을 또다시 부여받은 이상 그의 활동 범위와 폭은 더 넓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중론이다. 특히 민주당 등 야당의 사업 반대가 여전히 강경한 가운데 김두관 경남지사 등 야당 관할 지자체장들과의 한판 승부도 남겨두고 있어 그만의 특유의 뚝심으로 정면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게다가 천군만마도 얻었다. 8.8개각으로 입각한 김태호 국무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 등 교체된 국무위원들이 대부분 친이계로 4대강 사업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우군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강력한 4대강 밀어붙이기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지난 2008년 2월 국토해양부 장관에 임명될 때보다 더 큰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보다 더 열심히 일에 매진하겠다"고 유임 소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