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업체 휴렛팩커드(HP)가 리더십의 부재에 빠졌다. 마크 허드 최고경영자(CEO)의 사퇴로 투자에 불안감이 제기되며 고비를 맞고 있는 것이다.
허드 CEO가 성인영화 배우 출신의 비서에 대한 성희롱 추문으로 사퇴한 후 HP의 주가가 7% 폭락하는 타격을 입었다며 HP에 대한 투자가 가치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CNN머니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허드 CEO의 경영성과는 일단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그가 취임한 지난 2005년 허드 CEO가 HP의 수장이 된 후 HP주식은 2배 이상 뛰었다.
허드 CEO는 회사 이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카메라 사업부문의 규모를 줄이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면서 인력을 감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대규모의 인수합병을 실시, 매출 기준 세계 최대 기술기업으로 키우며 IBM과 경쟁구도를 이뤘다.
퍼머넌트 어그레시브 그로스 포트폴리오의 마이클 쿠지노 매니저는 “HP는 허드가 닦아놓은 전략을 그대로 수행하길 기대한다”며 HP의 향후 사업 전략에 우려를 표했다.
HP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쿠지노 매니저는 “그의 전략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팀이 있길 희망한다”며 “투자가들이 불확실한 전망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HP의 지분을 가진 또 다른 펀드회사의 매니저는 7%의 주가 폭락은 투자가들의 과잉반응이었다며 주가 폭락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존 핸콕 소버린 인베스터 펀드의 존 스나이더 매니저는 “HP는 매우 강한 기업”이라며 “허드 CEO의 사퇴는 충격적인 소식이었지만 이는 HP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HP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
HP는 현재 허드에 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 캐시 레스잭(51)이 임시 CEO를 맡고 있다.
HP는 그러나 IT분야의 급변하는 상황을 고려해 새로운 리더를 찾는데 오랜 시간을 소비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CNN머니는 내다봤다.
쿠지노 매니저는 그러나 애플과 구글이 이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 중인 HP에 대해 “HP는 강하지만 이 분야에서의 성장이 지속 될지 여부는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CEO는 9일 "HP가 허드를 잃은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