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시설 경매 참여자가 급속히 줄고 경매시장에 나온 매물이 2번 유찰되는 등 부동산시장 불황이 경매시장에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법원 경매 시장에는 2번 이상 유찰된 물건이 속속 고개를 내밀었다. 특히 이 중에는 강남, 용산, 분당 등 수도권에서 선호되던 매물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런 현상이 생겨난데는 부동산 가격 하락과 기준 금리 인상 여파로 경공매 물건이 쏟아진데 있다. 경매가가 떨어지고 유찰이 되는데도 수요자들은 지켜볼 뿐 참여하지 않고있다.
지난 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수도권 경매법정에 입찰표를 제출한 응찰자수는 총 5만7554명으로 전년 동기(8만1585명) 대비 30% 하락했다.
부동산 용도별로 분석해보면 주거시설에 입찰한 인원은 모두 3만800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1%가 감소하면서 하락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는 주택시장 침체와 주택담보대출(DTI)규제로 집값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응찰을 꺼렸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올라온 것도 서러운데 이 매물들은 2번씩 유찰되며 또한번의 굴욕을 당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전용면적 114.9㎡의 아파트의 경우 감정가 5억5000만 원에서 1회 유찰돼 4억4000만원에 입찰에 부쳐졌으나 단 한명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이 아파트는 지난 5일 최저가 3억5200만 원에 경매를 진행했다.
실제로 수도권 지역 아파트 640건 중 50.5%인 323건은 2회 이상 유찰되고 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는 입찰표가 쌓여 입찰함의 뚜껑에까지 닿을 정도였는데 요즘은 입찰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있다”며 “최근에는 정부의 규제 완화 발표도 연기돼 관망세가 뚜렷해진 대다 휴가철까지 겹쳐 법정이 한산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경매에서 유찰되면 다음 번 경매는 떨어진 가격에서 시작된다. 서울 및 수도권(인천, 부천은 각각 1회 유찰시 30%, 2회 유찰시 49% 깎임) 경매법정에서는 한번 유찰되면 경매시작 가격이 20% 깎인다. 서울의 경우 경매에 나와 두번 유찰이 되면 최초 감정가의 64% 수준에서 경매가 시작된다.
두번이상 경매가 유찰된 매물중 눈여겨 볼 만한 것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최저가 19억2000만원(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1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파크뷰 최저가 12억8000만원(16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경매3계), 강서구 등촌동 우성아파트 최저가 2억4000만원(17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8계), 성동구 응봉동 대림1차 최저가 4억6080만원(16일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3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