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매각 우선 협상대상자인 하우리 컨소시엄(하우리·한림건설)이 인수 포기를 전격 선언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한컴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로 하우리 컨소시엄은 최대주주인 셀렌 측과 인수 조건에 이견차를 보이며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초 이들과 함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소프트포럼과 하나온컨소시엄, 차순위 협상자 통지를 받았던 액티엄 컨소시엄이 새로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국내 토종 소프트웨어(SW)업체로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기대주로 손꼽혔던 한컴 매각이 또 다시 난항을 겪으면서 원점에서 우선 협상대상자를 다시 선정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불합리한 가격제시...인수전 급변=하우리 컨소시엄은 한컴 최대주주인 셀런 측과의 인수 조건을 둘러싸고 이견 조율에 실패해 인수 포기 의사를 셀런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컴 인수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고, 불합리한 조건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하우리 관계자는 “김희천 대표가 한컴에서 제시한 양해각서(MOU) 내용을 검토한 결과, 불합리한 부문이 있어 인수를 포기했다”며 “아직 세부적인 실사를 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인수금액 폭을 낮출 수 없는 등의 불공정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컴이 제시한 양해각서 내용 중 우선협상자 3곳에게 ‘750억원을 기준으로 가격 조정폭을 10% 이내로 할 것’과 ‘양도대금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인 35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예치하는 에스크로우 계약을 체결할 것’을 제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는 750억원을 기준으로 가격 인하폭이 최대 10%에 불과하며, 매수인의 귀책사유로 양해각서가 해제될 경우 35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스란히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는 것이 내용이다.
한편 소프트포럼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수 포기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당초 소프트포럼은 하우리 컨소시엄과 함께 한컴 최대주주 셀런 측과의 인수 조건 이견차로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 높다는 시각이 많았다.
소프트포럼 관계자는 “다음주 예정된 한컴의 실사가 진행된 다음에야 명확한 결론이 날 것”이라며 “일단 당초 계획에 따라 다음주에 예정돼 있는 한컴의 실사를 받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한컴 인수전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들의 잇따른 인수포기로 한컴이 아예 원점에서 우선협상자를 다시 선정하거나 우선협상자를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결국 한컴의 무리한 욕심이 또 다른 화를 부른 꼴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