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ANZ은행, 외환銀 인수 '글쎄'

입력 2010-08-17 08:17 수정 2010-09-2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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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실사 진행 발표... 금융권 "한국내 동향 분석일 가능성 커"

외환은행 매각이 장기 표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호주 ANZ은행이 외환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외 금융권에서 호주 ANZ은행의 실사 진행을 놓고 한국내 금융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일 뿐이며 실제 매각작업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7일 "호주 ANZ은행이 외환은행 실사를 진행한 것은 한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진출을 위한 금융시장 분석을 비롯해 실제 수익성을 점쳐보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외환은행에 대한 실사를 통해 한국내 금융시장을 파악하면서 외환은행보다 나은 매물이 있는지 찾아보고 실제 진출했을 경우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점쳐 보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는 의견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호주 ANZ은행은 한국 진출을 놓고 수익성 부분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며 "그중 하나가 외환은행이었으며 실사 결과가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다른 매물을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호주 ANZ은행도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환은행의 인수는 주주의 이익을 증대하는 등 ANZ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진행하겠지만 궁극적인 성과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의 진행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시사했다.

해외 투자자들도 호주 ANZ은행이 원화 강세와 한국의 금융주 가치가 높은 상황에서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특히 론스타가 4월 내놓은 약 5조원의 매각가격을 낮추지 않겠다고 전해지고 있어 인수 작업에 나서기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해외 금융권 관계자는 "원화 강세는 내년까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외환은행의 매각가격은 5조원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호주 ANZ은행도 이점을 숙지하고 있으며 인수작업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실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 ANZ은행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환은행 지분 57.27% 인수와 관련한 실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ANZ은행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작업은 전략적 성장전략 차원에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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