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랩을 비롯한 랩어카운트 열풍이 불면서 잇따른 부작용과 투자자보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투자자문사에 대한 규제책을 준비 중이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주문 방식에 대한 규제가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업계는 최근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자문형 랩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일정 기간 공개하지 않은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는 최근 '자문사 7공주', '4대 천황' 등 자문사 추천 종목에 대해 10배 이상의 추종매매가 따라 붙으면서 특정 종목의 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포트폴리오 공개 제한 외에 추종 매매를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자문형 랩에서 투자하는 종목을 고객이 자신의 계좌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가 뿐 아니라 기관 투자가까지 랩 종목을 추종 매매하면서 과열 현상이 벌어졌다.
자문사는 매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증권사에 전달하는데, 대부분의 증권사는 매매가 끝나는 즉시 고객 계좌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실태 조사를 마치고, 포트폴리오를 2주나 한 달 뒤에 공개하는 방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듣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일임 매매인만큼 돈이 어떻게 운용이 되는지 고객이 파악하는 것은 당연하긴 하지만 추종 매매가 현실화 되는 게 문제"라면서 "예컨대 1억원 종잣돈으로 포트폴리오를 파악한 뒤 뭉칫돈으로 추종매매를 하면 시장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한 발 더 나아가 주문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투자자문사의 랩 계좌의 경우 증권사 지점 영업직원을 통해 매매 주문을 내고 있다. 이 때 이미 매매 하려는 종목에 선취매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고객이 장 마감 후나 다음 날 매매 종목을 파악해 추종매매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문사에서 주문을 내기 전 선취매매가 일어나는 것 역시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특정 종목에 매매 주문을 직접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내는 것이 아니라 지점을 통해 주문을 내고 있다”며 “자문사 계좌에서 체곌되기 전 이미 매매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어디선가 매매 정보를 이용한 선취매매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투자자문사의 현 주문방식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