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첨단기술 획득을 위해 희토류로 해외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는 전자 및 자동차 등 해외 업체들이 현지에 희토류 가공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는 해외업체의 희토류 가공공장 설립 허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산업정보기술부의 한 관리는 “중국이 과거 낮은 임금과 빠른 경제발전으로 해외기업을 유치했다면 지금은 희토류 같은 자원을 통해 해외투자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 및 LCD와 반도체 등 첨단 제품 제조에 쓰이는 희귀 광물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올해 전체 희토류 수출쿼터를 전년 수출량인 5만145t에서 40% 가량 감소한 3만258t으로 정하고 올 하반기 수출량은 전년에 비해 72% 줄어든 7976t으로 제한하면서 세계 각국은 희토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
중국은 앞으로 수년 간 희토류 수출쿼터를 연 3만5000t 이하로 제한할 것이라고 시사해 수요급증과 공급제한에 따라 희토류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내몽고 바오터우스틸희토류하이테크의 장중 사장은 “수출쿼터의 급격한 감소로 올해 전 세계적으로 약 2만t에 달하는 희토류 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사장은 “희토류 공급부족에 대비해 많은 외국기업들이 희토류 가공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주요 자원공급처인 내몽고 자치주의 한 관리는 “해외기업들의 희토류 가공공장 이전은 중국이 중공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면서 “자원부유국들은 모두 단순히 원자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닌 수익성이 좋은 하부 처리과정을 확대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이미 약 50개에 달하는 외국기업들이 중국 희토류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바오터우 희토류 하이테크존에서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업체 역시 희토류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바오터우 하이테크존과 한국 전자 및 자동차업체들의 희토류 가공공장 설립을 장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의 한 임원은 “지방정부는 지방세 면제 및 한국 희토류 가공공장에 희토류를 공급 시 가격을 15%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한 관리는 “정부의 수출제한은 희토류를 원자재 상태로 수출하는 것에만 영향을 미친다”면서 “희토류 가공제품의 수출은 장려할 것”이라고 밝혀 희토류 수출제한에 외국의 첨단기술 도입 목적이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