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② 사회 정중앙 차지하고 있으나…

입력 2010-08-30 11:14 수정 2010-08-3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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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代, 그들은 누구인가

40대가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이 되고 있다. 40대가 인생의 정점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소득이 최고인 세대는 50대에서 40대로 내려오는 양상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생애소득의 정점은 2005년에는 다시 55~59세가 114.1로 45~49세의 111.8을 다소 앞섰지만 경제위기 이전인 1990년과 1995년에는 50~54세에서 형성됐으나 2000년에는 45~49세로 일시적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40대가 정점이 돼가면서 소득이 꺾이기 시작하고 중산층의 이탈이 시작되는 세대가 됐다.

1960년대생이 대부분인 40대는 산업화 과정의 유년시절을 보냈다.

학창시절에는 민주화의 소용돌이를 겪는다. 1980년 광주항쟁, 1985년 미국문화원 점거, 1986 건대농성사건, 1987년 6.10 항쟁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을 경험했다.

이들은 1988년 올림픽 이후에는 고성장을 경험하면서 웬만한 대기업에 취업원서만 넣어도 입사가 되는 여유를 누릴 수가 있었다.

하지만 사회진출 초기, 또는 자리를 잡을 무렵 외환위기를 겪는다. 대기업 출신도 구조조정의 쓰라림을 겪으면서 진로가 바뀌었다. 안정적인 줄 알았던 굴지의 재벌그룹도 해체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민주화 세대로 승승장구하던 지금의 40대에 외환위기는 커다란 좌절을 주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든든한 직장을 바탕으로 안락한 중산층 생활을 어려움 없이 여유 있게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컸다.

하지만 40대가 사회에 진입하고 주력으로 등장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인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이런 여유가 깨지고 말았다.

실업과 해고가 넘치면서 직장은 든든한 방패막이가 더 이상 아니게 됐다. 경쟁이 격화되고 양극화는 확대됐다.

직장에서의 지위는 점점 불안해지고 은퇴 시기는 빨라졌다. 게다가 기대수명은 늘어났다.

40대는 부모와 자녀를 함께 부양해야 하는 부담 속에 은퇴 압력, 노후에 대한 불안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교육비는 늘어나고 모아 둔 돈 없이 대출로 내집 마련에 나서는 시기가 40대다.

2006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40~44세의 평균 가게부채가 5267만5000원으로 연령대별로 제일 높았다.

이런 40대는 부동산 호황기의 막차를 타고 현재 아파트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40대는 2008년 사회조사에서 경제적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비율이 18%로 연령대 중 제일 높았다.

이렇게 우리나라 변화의 시기를 체감하고 있는 세대가 40대다.

하지만 40대는 우리나라 선진화와 세대간 소통 역할을 해낼 가능성의 세대이기도 하다.

우선 세대간의 소통, 이념 갈등과 지역 갈등, 세대 갈등의 봉합이 이들의 과제다. 교육, 산업, 문화 등 사회 각 부문의 선진화는 이들 40대가 풀어야 할 숙제다.

통계청 2008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40대는 자원봉사활동참여자가 19.9%로 타 연령대보다 높았다.

통계청 서경수 사무관은 “자원봉사참여자 비중은 선진국일수록 크고 의식이 높다는 것을 상징한다”면서 “직장에서의 참여를 감안하더라도 40대의 참여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40대는 산업화 사회에서 민주화 사회로 넘어가는 격동기를 겪으면서 나라와 사회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같은 환경이 40대가 자원봉사에 나서는 동력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문민정부 등장 이후 속속 여야 정치권으로 진입했던 운동권 386은 이제는 40대가 돼 486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지난 6.2선거에서 이들은 대거 지자체의 수장으로 전면 등장했다. 재선의 오세훈(49) 서울시장, 송영길(47) 인천시장, 이광재(45) 강원지사, 안희정(45) 충남지사 등이 그들이다.

이들의 등장은 예고된 것이었다. 노무현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인 이광재, 안희정 등은 선거를 알고 청와대에서 국정 경험을 쌓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는 이들과 같은 386들이 넓게 포진해 있었다.

올해 6.2 지방선거는 이들이 40대 486으로 전면에 등장하는 신호탄이 됐다.

47세에 당선된 오바마 미국 대통령, 44세에 오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경우도 40대의 약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특징은 젊은층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넷 선거운동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노무현 정부의 공신이었던 참모들도 인터넷 활용을 중시했다.

하지만 기존 정치권에 물든 40대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정성호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40대 기수론을 DJ, YS가 내세우면서 기존 판에 변화를 가져온 경험이 있다”면서 “하지만 40대 국무총리나 장관 몇 명이 들어섰다고 힘을 발휘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치 경험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기반이 부족한 정치인 출신의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가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적대로 40대가 잘못하다가는 기존 기성세대와 뭐가 다르냐는 비판을 받기가 쉽다.

또 전문성이 오히려 기성세대보다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안희정, 이광재 지사의 경우를 비롯한 486들이 별다른 직업 없이 운동권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무임승차했다는 비판도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는 경륜이 부족한 386이 대통령을 둘러싸고 국정을 망쳤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따라서 40대가 양세대를 아우르는 혼성 형질을 활용해 세대 간극을 매우고 소통에 나서는 것을 뛰어넘어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기성세대와는 다른 점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김태호 후보자가 낙마하면서도 드러났다. 참신함보다는 거짓말로 인한 타격이 컸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40대 정치인들을 보면 기존 정치권과 차별성이 크게 보이지 않는 면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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