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들어 한국 제조업의 수출 위상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서비스업 수출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발표한 '최근 우리나라 수출 구조 특징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제조업 수출은 2000년 세계 12위 수준(1723억 달러)에서 지난해 9위(3365억 달러)로 3계단 뛰어 올랐다. 반면 서비스업 수출은 같은 기간 13위(297억 달러)에서 19위(559억 달러)로 무려 6단계가 추락했다.
대한상의는 "세계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 제조업의 위상이 올라간 것은 기업과 정부가 디자인과 품질 등 제품경쟁력을 꾸준히 키워 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업 수출 부진은 '서비스업=내수산업'이라는 전통적인 인식과 지나친 진입 규제·시장 보호로 수출경쟁력 제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보고서는 우리나라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로서 미국(77.6%), 프랑스(77.2%), 영국(76.2%) 등의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비스업의 노동 생산성에 있어서도 한국은 1인당 3만 달러 정도를 생산하는 데 비해 미국은 7만1000달러, 프랑스 5만8000달러, 일본 5만6000달러, 영국 4만8000달러 등과 견줘 한참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내 서비스업은 금융·교육·의료·사업서비스 등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보다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부문의 비중이 높다"며 "지식기반서비스의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하고 관광·의료·교육 분야 인프라를 개선해 해외 수요를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2000년에만 해도 미국·EU·일본시장이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05년 이후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에 영향을 덜 받기 위해 동남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 수출의 38.4%를 차지한 IT, 자동차, 철강산업의 집중화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보고서는 "WTO의 통계 분석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도 이들 3개 산업을 주요 수출산업으로 하고 있어 앞으로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 "이들 산업에 대한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대체동력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이현석 전무는 "서비스 수출의 부진, 제조업의 대(對) 중국 수출 의존도·일부 산업 편중 심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제조업-서비스업의 균형적인 성장, 제조업 수출 구조 개선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는 시장 개방, 지원 확대, 인력 양성, 투자 확대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