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 경기도 대형 PF사업 유탄맞고 휘청

입력 2010-08-20 07:09 수정 2010-08-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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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줄만 알았던 간판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이 속속 쓰러질 위기에 빠지면서 서울시와 경기도가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단군이래 최대규모 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서울시)과 한류월드 테마파크 조성 프로젝트(경기도)다.

2008년 9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창구가 막히자 사업이 중단될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 위축으로 사업성 자체에 문제가 생긴 탓에 국내 최대의 지자체인 서울시와 경기도도 손 써볼 방도가 없다는 게 더 문제다.

◇"삼성 나가라"VS"누구 맘대로" 벼랑끝 대치=단군이래 최대사업이라는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은 처음부터 서울시가 전면에 나섰던 프로젝트는 아니다. 하지만 3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인 데다 지난 4월 이 사업을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접목시키면서 서울시가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용산을 전면에 내세워 서울을 글로벌 톱 10 도시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놨다. 그 핵심 사업이 바로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 였던 것.

하지만 컨소시엄사들 끼리 갈등으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땅주인인 코레일은 지난 2007년 8조원에 토지계약서를 적었지만 건설주간사인 삼성물산 등 건설투자자들이 자금난을 이유로 땅값 지불을 미루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사업 정상추진을 위해서는 내년까지 2조원이라는 자금이 필요하지만 삼성물산 등 투자자들이 지급보증을 거부하면서 사업이 코레일과 삼성간 책임을 전가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더욱이 재무적 투자자들의 중재안 마저 거부된 상황으로 컨소시엄간의 물밑 접촉도 거의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내달 17일까지 협상기한(최종 이자 지급일)이 남아 있다. 하지만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지급보증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업에서 배제시키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8월23일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서 삼성물산이 갖고 있는 위탁회사(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건설주간사인 삼성을 밀어내고 용산개발 사업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그러나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로비력과 정보력이 강한 삼성이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여 이사회와 주주총회 전까지의 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코레일측으로부터 "전면에 나서라"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서울시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SH공사를 통해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서울시이지만 소수의 지분인 데다 용산사업에만 당근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용산개발사업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거센 반발도 서울시로서는 부담이 크다.

◇줄줄이 중도금 연체..안개속 한류월드=경기도는 한류월드 테마파트 조성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업자들이 줄줄이 토지 중도급을 미납하고 있어 총 사업비 6조원에 달하는 사업이 장기 공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류월드 1구역 사업자인 한류우드㈜는 2006년 5월 부지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지금까지 전체 부지매입비 1888억원 중 1380억원(73.1%)을 경기도에 납부했다. 하지만 테마파크 부지 매입비 720억원은 211억원만 내고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중도금 254억원을 납부하지 못했다.

한류월드 사업의 핵심 구역인 1구역은 23만7444㎡ 부지에 한류를 소재로 한 문화 체험시설과 놀이시설,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계약에 따르면 사업자가 중도금을 두 차례 체납하게 되면 경기도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는 올해 6월 한류월드 2구역 사업자인 일산프로젝트㈜가 2008년 8월 한류월드 2구역 내 민간 사업용지 8만3220㎡에 대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1차 중도금(1337억원)과 2차 중도금(1337억원)을 체납하자 계약 해지한 바 있다.

잇따른 중도금 미납으로 사업진행이 불투명해지고 있지만 경기도는 "사업 중단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재공모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공모에 실패하면 사업에 대한 이미지만 추락, 사업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류월드는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과 장항동 일대 99만4000여㎡에 조성중인 문화복합단지로 2013년말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며 전체 사업비는 6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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