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부동산 시장의 메카 강남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한때 재산을 불리고자 강남 아파트에 투자했던 이들과 내자녀 교육을 위해 무리하게 '강남행'을 택했던 사람들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침체의 먹구름이 강남까지 북상해 집값이 하락하고 강남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급감, 강남 사무실의 공실률이 증가하는 등 '강남 불패신화'의 화려한 과거를 뒤로하고 추락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강남의 집값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집값이 꾸준하게 소폭하락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114 관계자는 "강남아파트가 재산 늘리려는 수단으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강남권 유명 아파트들이 경매에 부쳐지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강남권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8월 법원 경매 물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명 아파트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5건, 개포주공아파트 4건,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 골드 3건, 은마아파트 2건 등이다.
많은 사무실이 자리해 있는 강남 테헤란로 역시 불꺼진 사무실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강남역 주변에 자리한 사무실들의 공실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 1분기 12.1%에 달했던 강남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지난 2분기 12.6%을 기록하며 0.5%가량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테헤란로의 강남역과 삼성역 인근 공실률은 각각 4.1%p, 2.7%p 상승했다. 실제로 강남 역삼역 주변을 지나다 보면 '임대' 현수막을 내건 빌딩들이 적잖게 눈에 띄는 것을 볼수있다.
이렇게 강남 사무실의 공실률이 증가하는데는 경기 부진에 따라 오피스 임차수요가 감소하고, 금융권과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판교, 분당, 성수 등 타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강남의 사무실을 찾는 이들이 없다보니 애가타는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깎거나 1~2개월의 무상임차기간 등의 옵션을 제공하는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오피스 공급이 본격화되는 3·4분기에 공실률이 더 증가하는 사태가 빚어질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강남과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물량이 몰리는 반면 찾는 이가 없어 하반기 공실률을 더욱 증가 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남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강남 부동산 시장의 단적인 바로미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유입인구(전출인구 대비 전입인구)'는 지난 2007년 이후부터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7년 유입인구는 9만1023명을 기록한데 이어 2008년에는 8594명 줄어든 8만2429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유입인구는 지난해 9만970명으로 증가해 유입인구 감소에 제동이 걸리는 듯 했으나 지난해 상반기(4만8229명)와 올 상반기(4만2049명) 대비 12.8% 감소하면서 또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