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현대건설 인수전 왜 뛰어들었나

입력 2010-08-20 09:53 수정 2010-08-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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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매각설 일축과 자금조달 포석인 듯

현대건설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간의 집안싸움에 증권가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 인수전에 포문을 연 곳은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의 지주사격인 현대엘레베이트와 현대상선에 이어 금융계열사인 현대증권이 지난19일 현대건설 인수 참여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자금력에서 다소 밀리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걸 만큼 적극적이어서 자금력 확보를 위해 현대증권을 매각하지 않겠냐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현대그룹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였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현대중공업과 현대차그룹 등 범현대가가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증권을 범 현대가 금융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이나 HMC투자증권과 합병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저평가 받아 왔던 현대증권 주가는 최근 들썩이며 5일 연속 상승곡선을 나타냈다. 하지만 현대건설 인수 참여 발표로 인해 20일 현대증권 주가는 5%가 넘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현대증권이 공식적으로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발표로 그동안 나돌았던 M&A 소문을 불식시킴으로써 투자심리가 가라앉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전 참가 발표는 현대그룹의 부족한 자금력을 전 계열사를 동원해 해결해 현대건설 인수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아무런 사업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현대그룹의 부족한 자금력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겠는가”라며 “자칫 그룹의 이해관계로 인한 이번 결정으로 현대증권 주주들의 이익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현대건설 인수에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 않는 현대차그룹이 다음달 10일 예정된 인수의향서 제출시한 이전에 공식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본격적 행보를 나타낼 경우 이번 인수전은 현대그룹과의 2파전 양상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이 가지고 있는 현대상선의 지분 보통주 7.22%를 최대주주인 22.14%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높아 경영권이 범현대가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만일 현대상선이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로 넘어갈 경우 현대그룹은 사면초가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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