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0일 개최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내정자의 정책 철학과 역량, 자질 검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나라당은 주로 실업문제, 노사문제,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제도 등 주요 노동현안에 대한 정책 대안을 집중 질의한 반면 야당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자질을 문제삼았다.
특히 박 내정자가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 등을 거치면서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 핵심정책을 다뤘다는 점에서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에서도 일부 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 추궁이 잇따랐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위장전입, 병역기피, 논문이중 게재 등 의혹을 제기하며 "고위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몰아세웠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2007년 국고에서 510만원을 대여받았는데 배우자가 친언니에게 4000만원을 빌려 골프장 회원권 2개를 6600만원에 샀다"며 "잘못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은 "박 내정자는 능력과 유연성 등을 평가받고 있다"고 치켜세우며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해선 "부주의나 과실로 인해 법을 위반한 것과 법을 악용하는 것은 다르다"고 두둔했다.
박 내정자는 "주민등록 정리를 늦게 한 것은 불찰"이라고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병역 문제에 대해선 과거 병력을 자세히 밝히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골프장 회원권 문제와 관련해선 "사려깊지 못했고 두개 중 한 개는 처분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또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박 내정자가 세종시 수정안 부결 원인에 대해 "대국민 설득이나 홍보를 하지 못한 점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밝히자 "객관적으로 옳은 사실인데도 국민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내정자는 "책임을 통감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차 의원은 "국가정책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는데 장관을 잘 할 수 있겠느냐"며 거듭 '자격'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박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핵심역할을 하면서 세종시 문제로 전 국민을 대립과 갈등으로 몰아넣었고 4대강 사업도 홍보 부족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기본 철학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대해선 여당에서는 "대기업들은 혜택만 받고 투자 등 우리가 기대한 역할을 제대로 안했다", 야당에선 "친 대기업, 반노동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박 내정자가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상당 부분 소명을 하거나 바로 인정하며 즉각 수습에 나선데다 의원들도 폭로전보다는 정책적 문제에 중점을 두면서 청문회는 오전과 오후에 걸쳐 4시간 40분만에 다소 싱겁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