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관계장관회의를 가진 뒤 미국의 이란제재법 시행명령 제정에 따른 후속책으로 "양국과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빠른 시일내 미국, 이란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청와대 회의에서 전반적인 안보리 조치의 의미와 미국의 양자제재, 그리고 EU, 캐나다, 호주가 취한 조치에 대해 얘기하고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자산동결(지점폐쇄)이나 영업정지 등의 제재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일부에서 관측했지만 정부는 일단 결론을 미룬 채 외교적 노력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그 동안 정부내에서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이란 제재 동참을 주장해 온 외교부와 이란의 보복조치로 한국기업 등이 입을 피해를 감안해 신중한 행보를 하자는 지식경제부 등 경제부처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관계장관회의의 결론은 성급한 결정을 하기보단 상황을 다시한번 정리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자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이란제재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의 고민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재 한국기업 2천개가 이란에서 활동하고 있고 원유 수급을 이란에 상당량을 의존하는 만큼 제재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한편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오는 9월 2일이나 16일께 이란 멜라트 은행에 대한 제재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