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하반기 '내실' 강화 나선다

입력 2010-08-23 09:09 수정 2010-08-2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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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증가 등에 따른 업황 둔화 대비

기업 인수·합병(M&A) 등 공격경영을 해 온 석유화학업계가 올 하반기엔 내실경영에 촛점을 맞출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올 하반기 업황 둔화와 중동지역의 석유화학 공급과잉에 대비하기 위해 공격경영 기조에서 '내실경영'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동 국가의 신·증설 석유화학설비가 본격 가동하는 등 공급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원유생산지라는 장점을 기반으로 아시아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원가 경쟁력으로 국내 기업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30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설비를 신·증설한 중동국가들은 하반기에도 330만t 규모의 생산설비 신.증설 작업을 마무리짓고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완료되는 신·증설 규모는 아랍에미리트 150만t, 카타르 130만t, 이란 50만t 등이다.

이같은 석유화학설비 추가 가동은 국내 기업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실제로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했지만 중국 증설물량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전반적인 제품 수익성이 떨어져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중동의 설비증설로 석유화학업계가 당분간 공급과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까지는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대만 포모사 사고와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등의 변수가 겹쳐 업황 전망이 쉽지 않다"면서도 "이를 감안하더라도 하반기 석유화학 업황이 상반기 대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근 대규모 M&A를 단행한 석유화학기업들도 당분간은 추가적인 대규모 M&A보다는 내실에 보다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한 한화케미칼의 홍기준 사장은 "당분간 추가 M&A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M&A를 통해 인수한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에틸렌 생산업체인 여천NCC의 홍동욱 사장도 "국내기업들도 증설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 가격경쟁력 확보에 다서는 등 중동의 설비증설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 타이탄을 인수한 호남석유화학도 내실경영에 치중할 방침이다. 정범식 호남석화 사장은 "올 하반기에는 타이탄 인수를 마무리와 내실을 다져 이익실현에 나설 계획"이라며 "(타이탄과 같은) 대규모 M&A는 당분간 어렵고 2~3년 뒤에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석유화학기업들이 본업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기업의 성장기반인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는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에틸렌 기반의 석유화학사업 외에 2차전지, 바이오시밀러 등과 같은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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