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확대로 채권이 강세를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의 흐름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채권시장을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미국발 채권시장 위기론 확산
② 日 경제는 지고...국채는 뜨고
③ 유럽 국채 더 오른다...저금리 지속
④ 美 채권시장 '더블딥은 없다'
⑤ 美 지방채도 강세...금리 11개월 최저
세계 주요국들의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채권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국채는 23일(현지시간) 4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상당기간 저금리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 영향이다.
독일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6bp(베이시스 포인트, 1bp=0.01%) 하락해 2.8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전일보다 13bp 떨어져 2.27%를 나타냈다. 장중 2.26%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베버 위원은 지난 20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통화긴축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돼야 하고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도 내년 1분기나 되서야 재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CB내에서 인플레이션 매파로 통하는 그의 발언은 최소한 연말까지 ECB가 유동성 지원을 유지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높였다.
크레딧아그리콜의 피터 차트웰 금리 전략가는 "글로벌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제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전세계 나라들의 국채가 랠리를 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발표된 8월 필라델피아 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마이너스(-) 7.7로 전월의 5.1에 비해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미 노동부는 같은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전주에 비해 1만2000명 증가한 50만명이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9개월래 최고치며 시장 예상치인 47만6000명도 큰 폭 웃도는 결과다.
독일 국채 가격은 이번달에만 2.4% 올랐다.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인덱스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폭으로 오른 것이다.
미국 국채 가격은 이번 한 달 동안 1.5% 올랐으며 영국 길트채도 2.7% 상승했다.
독일 란데스방크의 마리우스 다헤임 수석 채권 전략가는 "ECB가 당초 계획에서 이미 후퇴하고 있다"면서 "은행은 유동성 지원을 연장할 준비가 됐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국채는 이번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수가 부진하게 나온 영향으로 향후 가격이 더욱 오를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8월 구매관리자협회(PMI) 제조업 지수는 55.0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을 뿐만 아니라 전월 대비 하락반전했다.
같은 기간 PMI 서비스업지수 잠정치 역시 55.6로 전월의 55.8에서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55.5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유로존의 8월 종합 PMI는 전월의 56.7에서 56.3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