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믿고 투자했는데"...한진해운 개미투자자 ‘울상’

입력 2010-08-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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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보고서 나올 때마다 기관은 내다팔아

국내 증권사가 한진해운에 대해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 등을 내놓으며 ‘장밋빛’ 리포트를 내놓았지만 개인투자자는 울상을 짓고 있다.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담은 분석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기관은 매도에 나서며 3만8000원대의 주가는 어느새 3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진해운은 2분기 2조3684억원의 매출액과 169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1.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6827.3%나 증가했다. 회사 측은 호실적이 물동량 증가와 운임 회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 전망도 좋다. FN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한진해운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조5644억원과 3189억원으로 2분기 보다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어닝시즌이 채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 25일 3만8800원을 찍은 후 계속 내리막을 타며 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실적 개선과 시장 전망이 좋으면 주가가 오른 것이 정상인데 이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공교롭게도 장밋빛 분석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기관투자가가 물량을 쏟아내며 주가 상승을 막고 있다.

우선 지난 7월 1일 신영증권은 한진해운에 대해 2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25.7%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만3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주가는 약보합세로 마쳤으며 다음날인 2일에는 5%넘게 급락했다. 기관은 3만2000주를 팔아 치웠다.

5일 후인 6일 한국투자증권은 한진해운이 2분기에 큰 폭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은 ‘중립’에 목표주가는 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기관은 8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연속 매도에 나서며 186만주 넘게 시장에 내놓닸다.

같은 달 22일부터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대신증권 등에서는 2분기 ‘깜짝실적’을 시작으로 3분기 실적은 보다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끌어 올렸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은 한진해운 주식 197만주를 시장에 내다 풀었다.

기관이 매수에 나선 기간은 8월 12일부터 18일까지로 이 기간 동안 118만주를 시장에서 사들였지만 이후 19일부터 23일간 100만주 넘게 되팔았다.

이에 서울서 거주하는 개인투자자는 “증권사의 리포트가 나오면 기관이 물량을 내놓으며 개인에게 넘기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라며 “이런 모습이 나타날 때마다 시장 신뢰성에 회의를 느낀다”고 꼬집었다.

국내 증권사 모 연구원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향후 시장 전망을 완벽하게 맞출 순 없고 주가 향방도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라며 “공교롭게 같은 기간에 주식 매도가 일어났다고 해서 주식시장에서의 일반적인 사안으로 보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24일 오후 12시 12분 현재 한진해운은 코스피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저가 매수가 유입되며 2%넘게 상승한 3만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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