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후 신흥 개도국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높아가는 가운데 이들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을 분석한 자료가 나왔다.
KOTRA는 '신흥시장의 알파기업에서 배운다' 보고서를 내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14개국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17개 기업의 성공요인을 분석했다고 26일 밝혔다.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현지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일본의 도요토미社는 등유난로로 칠레의 난방기시장을 석권했다. 난방시설이 부족한 칠레에서 겨울을 나려면 난방기가 필요한데 가구별 사용전력할당제를 실시할 정도로 전력난이 심해 전기난방기는 사용이 어렵고 기존의 석유난로는 냄새가 심한 문제가 있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하고 출시된 상품이 도요토미社의 등유난로다. 초기 구입가격은 높지만 저가의 등유를 원료로 사용하여 유지비가 적고, 냄새가 없는 장점 때문에 2008년 칠레 시장에 진출한 후 불과 2년 여 만에 전체 난방기 시장에서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칠레 난방기시장의 구조적 특징과 소비자 선호도를 정확히 파악한 덕분이다.
커피로 유명한 브라질에서는 커피 화장품을 만든 회사가 화제다. 브라질의 까페(Kapeh)社는 2007년 커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비누, 보습제, 세안크림, 샤워 젤 등 33가지의 제품을 탄생시켰다.
브라질의 ‘커피의 나라’ 이미지를 화장품에 접목시킨 것인데 회사설립 3년 만에 브라질 내에 판매점을 150개나 만들었고 2∼3년 내에 3∼4배로 늘릴 계획이다. 작년부터는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수출도 시작했다. ‘커피=식품’의 고정관념을 깼음은 물론 ‘브라질 커피’의 현지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성공한 예다.
보고서는 또 작은 서비스에도 감동하는 신흥시장의 특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자가 주도하는 신흥시장은 선진국시장에 비해 기업들의 고객개념이 희박한데 이는 형편없는 서비스에도 소비자가 큰 불만을 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고객지향적인 서비스로 무장해서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 있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1995년 인도 최초로 고객방문매장 설치했고, 경쟁사가 선보인 적 없는 여성, 대학생 등 고객별 파격적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며 선도기업으로 성장한 인도의 이동통신회사 에어텔(Airtel)社를 소개했다.
또한 30명의 맛 감별사를 고용해서 인도네시아 사람의 입맛에 맞는 초콜릿을 개발, 인도네시아 시장의 60%, 동남아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쩨레스(Ceres)社 등을 소개했다.
KOTRA 한선희 통상조사처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신흥시장일수록 현지 시장을 철저하게 파악한다면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