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의 인수ㆍ합병(M&A)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는 경기전망을 밝게 보기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고용 대신 인수 효과를 노리는 방편일 뿐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시사월간지 아틀란틱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대대적인 M&A에 나섰다면서 이들이 신규 채용에 돈을 쏟는 대신 인수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PC업체 휴렛팩커드(HP)는 세계 3위 PC 제조업체 델과 함께 스토리지 업체 3PAR 인수에 뛰어들었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중국에 이어 아프리카로 눈을 돌린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도 남아프리카공화국 4위 은행인 네드뱅크 인수를 검토 중이다.
미 기업들은 현재 1조달러(약 1200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고용에 사용하지 않아 실업률을 오히려 높이고 있는 상황.
이들은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불안감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다시 열지에 대한 불확신 등으로 신규 고용을 꺼리고 있다. 현재 인력으로 기업을 운영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대신 기업들이 M&A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장기 투자와 기업의 시장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고용에 드는 자금을 절약하고 장기 성장 강화를 위해 싼 가격에 인수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불안정한 기업 대부분은 현재 상태가 향후 몇년 안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몇분기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수많은 기업들은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없어지지 않는 한 신규 인력 채용을 원치 않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몇년내 M&A에 성공한다면 견고한 경제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될 전망이다.
물론 글로벌 경기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M&A에 뛰어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수 있다.
하지만 주식 시장과 기업 가치가 이미 상당히 오른 상태여서 일부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인수에 나서고 있다고 아틀란틱은 전했다.
이는 경기침체에 움츠려 있던 기업들이 그동안 쌓아둔 현금을 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아틀란틱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