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10대 그룹이 보유한 토지 공시지가 총액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26일 재벌닷컴이 공기업 및 민영화 공기업을 제외한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10대그룹 계열사(514개)의 보유 토지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시지가 총액은 지난해말 기준 55조2753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2008년 말 기록한 55조2810억원에 비해 0.01% 감소한 것이다.
10대 그룹의 토지 공시지가 총액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1999년 외환위기 당시 부동산 가격 폭락사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토지 가격이 하락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룹별로는 롯데그룹 전체 계열사(67개사)의 토지 공시지가 총액이 전년보다 1.56%가 증가한 12조9926억원을 기록해 10대그룹 가운데 '최고 땅부자' 기업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68개사)은 전년보다 1.23%가 증가한 12조2677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현대차그룹(43개사)은 전년보다 0.29%가 증가한 7조5491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SK그룹(84개사)은 전년보다 0.95%가 감소한 6조408억원이었으며, GS그룹(70개사)은 3.44%가 증가한 3조9711억원, LG그룹(55개사)은 3.32%가 감소한 3조3983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금호그룹(44개사)은 재무구조개선 차원에서 일부 보유 토지를 매각함에 따라 공시지가 총액이 전년보다 9.76%가 감소한 2조6291억원에 그쳐 10대그룹 중 하락율이 가장 컸다.
현대중공업그룹(17개사)은 전년보다 0.19%가 증가한 2조5112억원, 두산그룹(27개사)은 3.90%가 감소한 2조1952억원, 한진그룹(39개사)은 2.09%가 증가한 1조7202억원으로 조사됐다.
회사별로는 롯데쇼핑의 공시지가 총액이 4조7181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4조5976억원으로 2위, 호텔롯데가 3조8735억원으로 3위, 삼성생명이 2조7077억원으로 4위, 현대자동차가 2조6409억원으로 5위로 나타났다.
회사별 보유 토지규모는 삼성에버랜드가 1434만㎡(435만평)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 1316만㎡(399만평), 현대중공업 1146만㎡(347만평), SK에너지 1104만㎡(335만평), 기아자동차 928만㎡(281만평), 삼성전자 897만㎡(272만평)의 순이었다.
한편 부동경기 침체로 10대그룹의 공시지가는 감소했으나 정부가 10년만에 자산재평가를 허용하면서 토지 장부가는 전 년보다 평균 25.24%가 증가한 62조590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의 토지 재평가 차액이 3조5721억원을 기록하는 등 계열사 토지 재평가로 장부가 총액이 전 년보다 103.52%가 증가한 17조3506억원을 기록했으며, 현대중공업도 전년보다 51.36%가 증가한 3조9492억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