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ㆍ최태원 부자, 대(代)를 잇는 경제외교사절

입력 2010-08-27 13:59 수정 2010-08-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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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비즈니스 서밋 의장 등 활발한 대외 경제사절 활동 닮아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비즈니스 서밋(Business summit)'에서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컨비너(주제별 의장)를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세계 주요 기업인들이 모인 가운데 그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아울러 민간경제외교사절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다음달에는 중국을 방문해,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리는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방안도 논의하게 된다.

이외에도 매년 초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꾸준히 참석하고, 국제연합(UN) 산하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 이사를 맡아 빈곤과 반(反)부패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주요인사들과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같은 활발한 대외활동은 단순히 개인의 활동을 넘어서 대한민국을 알리는 민간경제외교사절의 역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국가원수급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자 다보스 포럼에서 ‘한국의 밤’ 행사를 개최하자고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제의했으며, 이제 '한국의 밤‘은 다보스포럼의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최 회장의 이같은 민간경제외교사절 역할은 그의 부친이자 SK그룹 선대회장인 고 최종현 회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종현 회장은 1993년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이후 국내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다보스포럼과 같은 국제행사에 한국 공식대표단을 파견하고, 한국 관련 행사도 처음으로 개최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경제외교사절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최종현 회장의 경제외교력은 지난 1970년대 일어난 오일쇼크에서 빛을 발하기도 했다.

그는 끈질기게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왕가에도 ‘최종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리기도 했다.

1차 오일쇼크가 발발한 1973년 석유수출국기구가 한국을 석유수출 금지국으로 분류하면서 국가 산업이 마비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정부는 최 회장에게 도움을 청했고, 최 회장은 비공식 사절단 자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급파했다.

당시 최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 그 해 12월부터 종전대로 원유 전량을 공급받아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선친인 최종현 회장이 생전에 민간경제외교사절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소에도 국격(國格)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라고 그룹 임원들에게도 주문하는 등 기업인의 국가이미지제고 기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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