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성장률 둔화 등 다양한 도전 직면“

입력 2010-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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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60년사 국제컨퍼런스

60년간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경제가 앞으로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성장률 둔화, 제조업-서비스업, 중화학공업-경공업,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 확대, 고용률 정체, 교육경쟁력 취약, 소득분배 악화라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한국경제60년사 편찬위원회(위원장 사공일)는 기획재정부가 후원하는 한국경제60년사 국제컨퍼런스를 30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오석 KDI 원장은 미리 배포된 자료를 통해 “지난 60년간 한국경제성장은 물적자본, 인적자본, 기술에 대한 투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 원장은 1980년대 이후 30~40%의 높은 저축률을 바탕으로 물적자본이 크게 확충됐으며 정부수립 초기부터 지속적인 교육투자로 현재는 세계 최고의 교육 수준을 달성, 1980년대부터 민간의 R&D 투자가 급증해 현재 GDP 대비 R&D 투자규모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 원장은 이러한 투자가 이루어지게 된 근본원인으로 6․25전쟁과 농지개혁으로 부의 불평등이 완화되면서 개인의 성공은 자신의 노력과 능력에 달려 있다는 믿음이 확산됐으며 정부가 경제성장 촉진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국민들의 노력을 결집, 환율개혁 등을 통해 비생산적 지대추구행위(rent-seeking)의 유인을 근절하고 생산적인 투자활동에 매진할 유인을 강화한 것을 들었다.

또 수출장려정책을 통해 기업들을 해외경쟁에 노출시키고 투자와 혁신에 매진하도록 독려하고 조세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재정지출은 사회간접자본건설 및 교육부문에 집중한 것도 요인으로 꼽았다.

현 원장은 그러나 정부주도 성장전략이 다양한 문제점도 야기했다면서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이 금융시장을 왜곡했으며 기업부실정리를 위한 거듭된 정부개입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해 기업부채 급증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 정부특혜를 배경으로 재벌이 성장해 경제력 집중이 심화됐으며 정책금융을 뒷받침하기 위한 통화증발로 물가불안이 고착화 되고 노동운동의 억압으로 노동운동이 정치화, 과격화됐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에는 금융건전성 감독을 강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과 자본자율화를 추진하면서 외환위기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외환위기 이후의 개혁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기여했다고 현 원장은 평가했다.

현 원장은 현재 한국경제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성장률 둔화, 제조업-서비스업, 중화학공업-경공업,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 확대, 고용률 정체, 교육경쟁력 취약, 소득분배 악화를 사례로 들었다.

현 원장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 크루거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수는 ‘한국경제의 기적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라는 발제 자료에서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시장 지향성, 적절한 정부개입, 그리고 행운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정책입안자들의 신속하고 적절한 정책 도입과 실행이 한국경제성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송병준 산업연구원 원장은 “산업발전 성공은 비록 한국의 산업발전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은 항상 시장경제의 원칙을 존중하면서 추진하였기 때문”이라면서 “연관산업간 연쇄효과를 고려한 적절한 산업육성계획의 수립과 추진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송 원장은 또 “기업가들의 신시장 개척과 기술개발 투자에 대한 노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산업발전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경제발전에서 개도국의 무역에 우호적이었던 GATT, WTO 등 세계 무역환경이 빼놓을 없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박양호 국토연구원 원장은 개발연대 국토개발정책이 매립 및 간척사업, 해양개발 등을 통해 해양자원을 개발․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최근에는 갯벌 및 연안상태계의 보전과 해양환경 및 해양오염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분석하고 한국의 환경문제는 당초 단순한 보건위생 차원의 문제에서 출발했으나 이후 헐벗은 산을 푸르게 녹화시켰고 산업화 과정의 공해와 오염을 치유하고 국토를 건강하게 회복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한국경제의 발전이 사회‧보건복지 발전의 병행으로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풍부하면서도 높은 교육수준과 보건의료수준의 향상에 기초한 양질의 노동력, 여성의 적극적 참여 등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바 크고 특히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감으로써 사회 통합적 측면에서 경제성장 이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지속적 국가발전을 위한 사회‧보건복지 분야 주요 방안으로 양질의 교육과 보건의료서비스 수준의 고도화를 통한 인구의 자질향상과 함께 다문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사회체계 구축, 세계화, 지식화, 정보화라는 21세기의 국제환경에 걸맞도록 교육을 다시 디자인하고 특히 학교교육을 포함해 전 국민의 자질과 능력 및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평생학습사회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원장은 또 생산성 높은 노동력의 공급과 지속적인 기술진보에 의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한국적 노사관계 모델과 정책, 노사관계 관행을 만들어 나가야 하며 풍부한 고학력 여성인력을 활용해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부양부담을 줄이고 세원을 확보, 가구소득의 안정을 도모할 뿐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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