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눈덩이처럼 불어난 퇴직연금이 정부의 세제 개편에 힘입어 성장세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19조3185억원으로 전월 18조9898억원에 비해 32887억원이 증가했다.
이같은 적립금 규모는 국내 근로자 총퇴직금 추계액 103조8000억원의 16.8%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뒤 8개월만에 두 배로 증가한 퇴직연금은 정부의 세제개편에 따라 내년부터 세제 지원이라는 '날개'까지 달게 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는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불입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를 현행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기업이 퇴직급여를 적립할 때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손비처리 한도를 현행 30%에서 내년부터 2016년까지 해마다 5%씩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퇴직연금제로 전환하지 않고 기존 퇴직금제도인 퇴직보험이나 퇴직신탁을 유지할 경우에는 점점 세금혜택을 누릴 수 있는 폭이 줄어드는 구조다.
또 근로자들이 퇴직연금과 같은 연금 수령방식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받는 퇴직소득에 대한 공제율을 기존 45%에서 40%로 축소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런 세제 개편안은 연내 관련법 개정을 통해 확정돼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올해 증가추세를 볼 때 연말까지는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존 퇴직금제도인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올해까지만 유효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