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임성기회장 일가 지분 26%..안정적 경영권 확보

입력 2010-08-30 11:20 수정 2010-08-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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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지난 7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 '제2창업' 선언

한미약품의 지배구조는 1973년 회사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경영권에 대한 우려가 없을 정도로 매우 단순하다. 지난 7월 단행한 지주회사 전환도 경영권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뤄졌다.

한미약품은 7월1일자로 기존의 한미약품은 지주회사인 한미홀딩스로 존속시키고 새로운 한미약품을 신설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미홀딩스는 그 아래 한미약품을 두고 일본 및 유럽한미약품을 자회사로 두게 됐으며 신설된 한미약품에는 북경한미약품과 한미정밀화학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회사 분할로 기존 한미약품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1주당 한미홀딩스 주식 0.25주, 새로운 한미약품 주식 0.75주를 각각 받게 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26일 이사회 결의 및 5월2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7월5일을 기준일로 하는 인적분할을 실시했고 분할존속법인인 한미약품은 한미홀딩스로 상호를 변경하고 7월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변경 상장했다.

이번 분할로 인해 신설되는 법인인 한미약품도 의약품의 제조 및 판매등의 사업을 유지하게 되며 재상장심사를 거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7월30일 재상장됐다.

한미약품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더 이상의 급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정부가 실거래가상환제, 리베이트 쌍벌죄 등 각종 규제를 통해 약제비 절감에 나서고 있어 제약사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분기에 매출 1502억원, 영업이익 29억원, 순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0.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78.8%와 81%나 급감하는 저조한 실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인해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경영효율성 강화, 주주가치 극대화, 세금 혜택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미정밀화학(주),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주)에르무루스, 한미메디케어(주), 한미아이티(주), 림스캐피탈(주), RIGHTCOM CO.,Ltd., 일본한미약품(주), Hanmi Europe Ltd. 등 총 9개사 비상장사를 갖고 있다.

5% 이상 주주의 분포를 보면 임성기(70) 한미홀딩스 대표이사 및 회장이 19.64%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임 회장과 임 회장의 자녀들을 포함해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26.33%로 늘어나 경영권은 안정적이다.

이어 노르웨이 투자회사인 스카겐 AS(SKAGEN AS)가 9.64%,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50%,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웰링턴매니지먼트 유한책임회사(Wellington Management Company, LLP)가 5.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임성기 회장은 일흔의 나이에도 정력적인 경영활동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창립 35년 만에 제약업계 1위 기업인 동아제약을 위협하는 제약대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매년 순위의 변화는 있으나 3~4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161억원의 매출을 올려 동아제약 8010억원, 녹십자 6432억원, 유한양행 6303억원에 이어 4위를 기록했지만 동아제약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으며 2008년에는 5583억원의 매출로 동아제약, 유한양행에 이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업계가 전통적으로 50년이 넘은 제약사들이 즐비한 가운데 불과 30년 갓 넘은 중견 제약사가 국내 최고의 제약사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한미약품은 2000년대 중반 공격적인 영업으로 1997년 업계 10위권 제약사에서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 상반기에 매출액 대비 15%인 45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액수 및 비율 기준으로 국내 제약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15%는 상위 다국적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지출비중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하반기에도 투자가 계속된다면 국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다국적제약사들과의 제휴도 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계약을 맺고 GSK의 호흡기 및 알레르기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공동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룬드백의 치매치료제 에빅사에 대한 공동마케팅도 체결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다국적제약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이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이 개발한 복합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에 대해 MSD로의 공급계약 및 1차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7개국에 대한 판권 계약. 2차로 유럽, 남미, 중동지역 계약을 추진중이다.

한미약품이 1996년 설립한 북경한미약품은 현지 생산뿐만 아니라 영업활동까지 직접 전개함으로써 매년 30%대의 성장세를 기록, 국내기업의 대표적인 중국진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 2007년에는 일본한미약품을 동경에 설립함으로써 ‘한국-중국-일본’ 3국을 잇는 글로벌 전략의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임성기 회장은 지난 2008년에 금융 전문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로부터 의료제약부분 ‘아시아 최고 CEO’로 선정됐으며 이 매체는 한미약품을 아시아 최고 주주친화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의 후계구도는 아직 크게 대두되고 있지 않지만 현재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39) 한미홀딩스 대표이사가 유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임성기 회장은 2남1녀를 두고 있는데 자녀들의 지분은 임종윤 한미홀딩스 사장 1.15%, 둘째아들 임종훈(34)씨 1.15%, 장녀 임주현(37)씨가 1.15%로 똑같이 갖고 있다. 임종훈씨와 임주현씨는 현재 한미약품 이사를 맡고 있으며 각각 경영기획과 HRD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미약품 지배구조

◇타법안 투자상황은...

한미약품은 6월30일 기준으로 동아제약을 포함해 6개 회사에 1321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투자는 국내 1, 2위 제약사이면서 경쟁사들끼리의 투자로 항상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한미약품은 현재 동아제약에 1192억원 상당을 투자해 총 96만9647주, 8.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5년 단순 투자 목적으로 동아제약의 1.23%(11만8803주·69억원)의 주식을 인수하기 시작했고 이어 2007년 초 배당과 장내 매수를 통해 5% 넘게 추가 매수하면서 6.27%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같은 한미약품의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단순 투자 목적인 아닌 동아제약 인수가 최종 목적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의 지배구조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한미약품측은 동아제약 지분 매입은 여유자금 운용 차원에서 주식을 매수한 것이라며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동아제약이 그 동안 계속되는 부자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골치를 앓으며 경영권 방어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이 같은 부자·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을 틈타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의 주식을 매수하며 당시 최대 2대 주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지금도 우호지분인 한양정밀 보유지분을 포함해 동아제약의 지분 13%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아제약이 영국계 다국적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지분투자를 받으면서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인수설은 한때의 루머로 끝난 분위기다.

한편 한미약품은 2000년 설립돼 차세대 관절염치료제, 신개념 항생제, 분자표적 항암제 등 혁신 신약 개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바이오벤처회사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최대주주다.

한미약품은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주식 148만주를 취득해 14.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월 표적항암제에 대한 공동 연구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공동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크리스탈지노믹스 인수설을 거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본격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이외에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로는 바이오레인 5.86%, 이매진 1.90%, 매일경제TV 0.44%, 차케어스 1.83%의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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