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내리는 비 만큼이나 우중충했던 국내 금융시장이 미국발 훈풍에 활짝 개었다.
코스피지수가 석달래 최대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7거래일만에 반등하는데 성공해 1760선을 회복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30일 현재 전 거래일보다 1.77%(30.57p) 뛴 1760.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의 반등은 예견된 것이었다. 코스피지수가 6거래일 연속 하락에 따라 박스권 저점인 1720선에 근접해 기술적 반등 여건이 조성됐으며, 국내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됐던 미국 증시가 지난 주말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경제 둔화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 대응 의지 표명과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여기에 주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건설 및 은행주의 강세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의 동반 상승세 역시 지수 상승을 도왔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개장과 함께 1750선에 근접했으며 이후 상승세를 키워 1750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지수는 개인 및 프로그램 매물에 1760선까지 회복하긴 어려운 듯 보였으나 장 막판 프로그램 매매가 순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나흘만에 176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기관투자가가 1329억원을 순매수하며 사흘째 '사자'에 나섰고 외국인투자자는 나흘만에 342억원 순매수세를 보였다. 개인투자자는 엿새만에 1855억원을 차익실현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로 97억원 매물이 나왔으나 비차익거래로 219억원 매수세가 유입돼 총 122억원 순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상승했으며 증권과 철강금속, 금융업, 운수창고, 운수장비, 의료정밀, 기계, 보험이 2~3%대의 상승률로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전 거래일보다 더 줄어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섞인 시각이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거래량은 2억4195만주를 기록했으며 거래대금은 3조875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 역시 7거래일만에 상승했으나 기관투자가의 차익매물에 상승세가 약화되는 전강후약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9%(4.57p) 오른 466.09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 및 외국인투자자가 각각 121억원, 29억원씩 사들이며 지수 반등을 주도했고 기관투자가는 사흘만에 139억원 '팔자'로 돌아섰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미국발 훈풍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되면서 하락했다.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8.6원 내린 1188원으로 출발해 장중 1186.30원까지 하락세를 키웠다.
하지만 오후 들어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조치가 발표된 후 실망감에 엔강세를 초래하면서 환율의 하락세가 꺾여 결국 4.60원(0.38%) 떨어진 1192.00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