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이 외주제작사 드라마에 대한 촬영을 거부하기로 한 것과 관련,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30일 "외주사에 제작비를 다 지급했는데 우리에게 책임을 지라는 것은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KBS 이응진 드라마국장은 "한예조는 외주제작사에 대한 방송사의 관리 책임을 묻는데 국내 외주사 중 믿을만한 메이저 제작사는 서너 곳 뿐"이라며 "만일 방송사가 메이저 제작사에만 제작을 몰아준다면 독식의 문제, 공정경쟁의 문제가 나올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국장은 "영세한 제작사라도 좋은 기획안이 있다면 시장에 진입을 시켜 기회를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드라마 제작은 회사의 자본력만으로 검증할 수 없으며 기획안과 콘텐츠의 질이더 우선시 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물론 방송사 역시 최소한의 기업평가는 엄정하게 하지만 평가를 통해 기회를 줘도 시장 논리로 망하고 도태되는 회사는 나오는 것 아니냐. 그것은 사회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라며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해 방송사는 법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 책임은 느낀다. 하지만 관계당국, 방송사, 시장, 제작사, 배우가 모두 유기적으로 엮여 있는 문제를 출연거부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풀려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한예조는 7월30일 현재 방송 3사가 외주를 준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액이 44억 원에 달한다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 1일부터 외주제작사 드라마에 대해 촬영을 거부하겠다고 29일 결의했다.
방송사별로는 MBC가 외주제작한 드라마의 미지급액이 21억 6천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KBS는 10억 5천만 원, SBS는 11억 5천만 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