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미납으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던 서울 상암동 DMC 랜드마크빌딩 건설 사업이 주주사들의 증자 결의로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서울 상암동 DMC 랜드마크빌딩의 사업 시행자인 서울라이트는 6일 오후 3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900억원의 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서울라이트측은 "이날 증자 결정으로 900억원이 추가 확보되면서 올해 토지대금으로 납부해야 할 3, 4차 중도금 830억원을 모두 충당할 수 있게 됐다"며 "지난 5월 땅값(3차 중도금) 미납으로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라이트는 또 설계비, 토공사비 등으로 사용될 사업비 1000억원은 올해 4분기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통해 조달하고, 내년에 납부해야 할 5, 6차 중도금은 토지협약대출을 이용해 충당하기로 했다.
서울라이트 관계자는 "아직 출자사들이 증자해야 할 자본금 잔액이 1060억원 가량 남아 있어 부족한 자금은 추가 증자로 해결할 것"이라며 "2012년 정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까지 자금위기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회사중 대우건설(10%)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림산업(5%)이 종전 건설사 위주의 지급보증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ABCP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 방식에 반대하고 있어 사업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림산업은 이번 증자에도 미온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아예 사업 포기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는 대림산업이 사업에서 빠질 경우 최근 삼성물산의 경영권 박탈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처럼 DMC 랜드마크빌딩의 사업 구도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라이트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실권주 처리하고 내부 출자사나 제3자에 지분을 넘기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시공참여를 원하는 중견 건설사들이 늘고 있어 ABCP 발행에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