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계와 다국적 광산업체인 리오 틴토가 올해 4분기(10~12월) 철광석 공급 가격을 13% 가량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양측은 원료탄 가격도 7% 낮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내리는 것은 2009년 4월 이래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철광석 가격은 t당 127달러로 정해졌으며 브라질의 발레와 호주의 BHP빌리턴과의 협상가격도 이 수준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다만 4분기 철광석 가격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전년도의 2배 수준으로 뛴 2분기(4~6월) 가격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는 철광석 공급계약 방식 변경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철광석 가격은 기존에는 연간 계약방식으로 정해졌으나 올해는 현물가격을 기초로 분기계약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분기계약 방식으로 바뀐 지 1년도 안돼 월간계약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철광석과 원료탄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철강사들에게는 엔고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계약방식이 최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지난 3분기에 일본의 4분기 조강생산량을 2800만t으로 전망했다. 이대로 철강업계의 철광석과 원료탄 조달비를 단순 계산하면 700억엔대, 11% 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지금 같은 수준의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철강사의 원료비용은 한층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료가격 결정방식의 변경으로 올해부터는 자동차 회사 등 대형 고객사와의 가격협상도 반기마다 실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문은 원료가격 하락으로 자동차업계도 올해 하반기(2010년 10월~2011년 3월) 철강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 등 주요 철강 수요업계에 대한 철강 가격은 작년에는 전년도보다 수십% 하락했지만 올해 4~9월은 25%가량 상승했다.
협상의 지표가 되는 대중국 철광석 현물가격은 한때 120달러대로 내렸지만 최근에는 15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향후를 점치기가 어려운 상황.
철강 대기업들 사이에서 “상반기 철강가격 인상폭이 3000~4000엔 부족했다”는 불만이 고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친환경차 구입시 보조금 지급 중단 등으로 하반기 자동차 판매 여건은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문은 급격한 엔화 강세도 자동차와 전기 메이커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하반기 철강가격 협상은 향후 난항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