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스트레스테스트 의혹..."신뢰가 무너졌다"

입력 2010-09-08 10:09 수정 2010-09-08 12:5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유럽 은행들 부실국채 은폐...

유럽 금융권 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 7월 실시된 유럽 은행권 재무 건전성을 심사하는 스트레스테스트가 제대로 실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의 스트레스테스트에서 일부 은행들이 유럽연합(EU)이 제시한 구비요건을 맞추지 않은 자료를 제출했으며 일부는 부실 국채 보유 비중을 축소 신고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3위 은행 바클레이스 등 다수의 은행들이 일부 자산을 숨기거나 숏(매도) 포지션의 국채를 같이 계산해 리스크 규모를 의도적으로 줄여 보고한 것이다.

신문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다른 국제 자료들과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자료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스트레스테스트에서 거래가 빈번히 일어나 보유잔액이 매일 바뀐다는 이유로 기업 및 정부와의 단기거래 목적(환매조건부 채권매매)으로 보유한 국채를 보고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바클레이스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비중을 각각 47억파운드(약 8조5000억원)와 16억파운드 줄였다.

프랑스 최대 소매은행인 크레딧아그리콜은 자회사인 보험회사가 보유한 국채를 아예 보고하지 않았다.

신문은 바클레이스와 크레디아그리콜 등 일부 유럽 은행들이 보유한 그리스, 포르투갈 국채 등 위험자산의 실제 보유량이 테스트 결과보다 더욱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클레이스 등 테스트에 참여한 은행들은 이에 대해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의 기준을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CEBS는 지난 7월 유럽 은행 시스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유럽 20개국 91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단지 7개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이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스트레스테스트가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은 당시에도 있었지만 이번 보도로 테스트의 신뢰성에 확실히 금이 가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이는 주식시장에 주요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4주 만에 상승 전환했던 뉴욕증시는 7일(현지시간) 유럽 악재로 인해 폭락했으며 재정상태가 취약한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일부 유럽 국가의 국채 가격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2월 인도 금값은 온스당 1259.30달러로 거래를 마감, 지난 6월 1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 후반 약세를 보였던 미국 국채 가격이 강세로 돌아선데다 엔화 가치가 장중 미 달러화에 대해 15년 만에 최고로 치솟는 등 시장에는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됐다.

특히 재정상태가 양호한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국채간의 스프레드는 사상 최대로 확대됐으며 독일과 그리스 국채 간 스프레드도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유럽 은행권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며 유럽증시도 이날 은행주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바클레이스가 2.4% 떨어졌고 크레디아그리콜은 2.7%, 소시에테제네랄은 3.8%씩 빠졌다.

이날은 유럽발 위기외에도 악재들이 많았다.

독일의 지난 7월 공장주문이 0.4% 증가했을 것이라던 시장 전망과 달리 전월에 비해 2.2% 급감했으며 일본과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 경제가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을 위해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점도 결과적으로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사그라들며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엔과 달러, 미 국채, 금 등이 강세를 보였다.

보리스 스크로스버그 GFT포렉스 분석가는 "유럽 은행권 건전성 우려가 고조되며 리스크 회피현상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오레일리 콜링우드그룹 대표는 "스트레스테스트가 온당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유럽 당국이 테스트 결과를 보다 투명하게 밝히기 전까지는 테스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신라면·빼빼로·불닭까지...뉴욕은 지금 K푸드 앓이중[가보니(영상)]
  • 수험생 정시 입결 활용 시 “3개년 경쟁률·충원율 살펴보세요”
  • 트럼프, 2기 재무장관에 헤지펀드 CEO 베센트 지명
  • 송승헌ㆍ박지현, 밀실서 이뤄지는 파격 만남…영화 '히든페이스' [시네마천국]
  • 강원도의 맛과 멋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단단단 페스티벌' 外[주말N축제]
  • 野, 오늘 4차 주말집회…‘파란 옷, 깃발 금지' 먹힐까
  • '위해제품 속출' 해외직구…소비자 주의사항은?
  • “한국서 느끼는 유럽 정취” 롯데 초대형 크리스마스마켓 [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892,000
    • -0.97%
    • 이더리움
    • 4,728,000
    • +2.94%
    • 비트코인 캐시
    • 708,000
    • +4.81%
    • 리플
    • 2,046
    • -0.29%
    • 솔라나
    • 355,600
    • +0.45%
    • 에이다
    • 1,472
    • +10.93%
    • 이오스
    • 1,062
    • +8.26%
    • 트론
    • 296
    • +6.09%
    • 스텔라루멘
    • 679
    • +62.0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450
    • +4.84%
    • 체인링크
    • 24,250
    • +12.63%
    • 샌드박스
    • 577
    • +16.3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