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는 올해 초 한국모바일인터넷(이하 KMI)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여기에 참여하는 컨소시엄 업체가 어느 곳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KMI가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관련 업체의 주가가 상승하는 등 벌써부터 주식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기대치와 달리 KMI의 승인권을 쥐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투자자들은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현재 KMI 측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를 극비에 부치고 승인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방통위가 진행 상황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시장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참여 업체나 비정상적인 소식통의 정보 등 온갖 억측과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시장의 혼란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방통위는 지난 8일 최대 주주였던 삼영 홀딩스의 탈퇴 소식을 뒤늦게 발표했다.
방통위는 비공개 진행에 대해 “KMI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기로 예정된 기업들이 대규모 통신설비 투자 등에 필요한 기술적, 재정적 능력과 사업수행 의지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지를 철저히 검증해 허가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통위의 대응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과 함께 좀 더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삼영홀딩스 외 5개 주주사가 탈퇴하고 18개 주주가 신규 가입한데 대해서도 업체 공개가 최우선 돼야 한다는 게 시장의 반응인 셈이다.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누구에게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4이통사 설립 시점에서 방통위는 명확한 사실 확인도, 구체적인 계획과 사업 추진도 하지 못한 채 기업 눈치만 보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한 사회’에 역행하고 있는 단적인 예다.
제4이통사는 분명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중요한 사업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못하고 시장에서 루머로 인해 투자자의 피해가 확산된다면 비난의 화살은 키를 쥐고 있는 방통위로 돌아가게 될 것은 자명하다.
또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지속될 경우 KMI 자체의 존립성과 정체성을 참여 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경각심도 필요하다.
최대 주주변경 역시 단순한 시각으로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이들 업체가 왜 탈퇴를 고려한 것인지, 현재 증권가에 나도는 루머의 출처는 어디인지 등등은 정부가 나서서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