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금통위 기자회견 '애매모호'

입력 2010-09-09 12: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금리 정상화라는 정책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단기간에 이뤄지긴 힘들 일이라고 밝혀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김 총재는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한 것은 글로벌 더블딥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기 때문은 아니다”며 “국내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입장도 기존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등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이를 더블딥으로 보긴 어렵다”며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4분기에 더 커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수정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총재와 기자단과의 일문일답.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을 우려함에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대외변수를 주목한 것인가?

▲더블딥 가능성 높게 보지 않는다. 더블딥 자체를 얘기하는 주장은 최근 크지 않다. 미국은 최근 새로운 부양정책 추진하고 있고 금융 완화기조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 당국자가 언급했듯 미국 경기가 올해는 어느 정도의 ‘업앤다운"(up & down)’이 있겠지만 이를 더블딥이라고 말하긴 어렵고, 내년은 성장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유럽도 예상보단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외에 영국의 경제성장도 강하다. 일반적으로 대외경제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지만 금리동결의 배경이 더블딥 우려라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국회 등에서 물가상승 부담과 수출에 악영향 등에 대해 언급했었다. 시장은 이를 금리인상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지난 7월 금통위 전에도 ‘충분히 신호를 줬다’고 얘기했고 이후 시그널은 더 강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달 시그널과 다른 결정이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

▲소비자물가(CPI)가 지난달 2.6% 올랐다. 한은에서 4분기에 3.2%대 인상률을 전망해왔다. 3%를 한계로 보는 것이지 평균치는 아니다. 물가는 3%를 목표로 한다는 것은 넘지 않아야 할 선이란 얘기다. 2.6%니 아직 여유있지 않느냐는 얘기라면 9월~12월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있다.

4분기 3.2%로 보는데 수정할 예정은 아직 없다. 공공요금 인상이 빠르지 않았고 여러 번 오르는 만큼 효과가 당초 예상만큼 높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수요측면에서 압력은 계속될 것이므로 지금보다는 더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된다.

그런 면에서 물가에 대한 한은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 물가상승 압력 자체가 줄어든다면 시장의 ‘혼선’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입장 변화가 없으므로 혼선은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동결했느냐? 매번 금통위는 당시 대내외 여건을 파악해서 하는 것이다. 모두발언에 얘기했듯 동결이 현재로선 바람직하지만 금리의 정상화나 정책 변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장기금리가 하락하는데 향후 통화정책 완화 폭 축소 시 시장에 영향이 있다고 보나. 또, 지난달 금통위 직후에도 부동산시장을 면밀히 검토한다고 언급했는데 부동산관에 대해 묻고 싶다. 국민들의 소득이나 부채수준에 비해 (현재 부동산가격 수준이) 적절하다고 보나

▲장기시장금리 떨어지고 있고 장단기 금리차가 많이 줄고 있다. 시장의 수급요인과 이자에 대해서 대응하는 방법이 장단기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 통안채와 국채 비교할 때 금리인상에 대한 반영을 선반영하는 것이 장기채에선 나타나지만 단기채는 금리인상 예상시 반영하면 그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

장기채는 반면 시간이 길어 조정이 가능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은 외국인 매수가 늘었고, 공급 측면에서 공급량이 줄었다. 거시정책 건전하게 운영함으로써 자금 유입 유출 과도하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택가격 변동 문제점과 현재 부동산가격 적절하냐는 질문인데 말할 나위 없이 부동산가격, 특히 주택가격은 높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등락보다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계속 형성돼 이것이 주택시장으로 반영되고, 이것이 급격한 가격변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보다 가격을 더 올려서 활성화시키자는 건 아니다.

주택 전반적 사정 보다 지금 가격 수준이 높으니 약간 내려갈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시장에 나오지 않는 이런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부분을 제어하는 정책, 점진적 변화로 시장에 교란이 없어야하는 점 등이 필요하다. 지금 정책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중립수준이 내년엔 4.25% 전망 내년초까지 4.25%까지 금리 올려야한다는 권고가 있었는데

▲중립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중립금리, 준칙금리라는 것은 평상시 경제가 운영될때 상황을 가정해서 굉장히 오랜 기간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한 자료라고 보면 된다. 그런 상태에서 다른 모든 나라도 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나 정상화되고 우리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좀 더 선다면 이렇게 가는 것이 맞다. 현재 기준금리 2.25%가 가장 바람직한 수준이 아니라고 얘기했던 것도 이런 부분을 얘기한 것이다. 얼마나 빨리 높일 것이냐 문제는 지금 얘기하긴 적절치 않다. 대내외 경제환경을 보면서 결정해야 할 문제고 빠른 시간 내 이루긴 쉽지 않다.

-최근 한은이 통화안정계정 도입했는데 RP 등으로 시중유동성 조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히려 물가불안을 조장하고 버블을 만들 수 있을 것도 우려되는데 기준금리의 과감한 인상이 필요하진 않나

▲통안증권 발행 방법을 바꾸는 것은 좀 더 유연성을 갖고 반영도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고, 물가불안과 이를 연관시켜 얘기하긴 어렵다. 발행방법을 높인 것은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물가불안으로 인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은 앞에서 얘기한대로다. 물가 상승 2.6%는 예상한 수준이다. 과거부터 얘기했듯 하반기 특히 하반기 넘어가면서 4분기엔 4% 넘는 인플레 위험이 있으므로 적절한 수단으로,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리를 인상했거나 인상 기대가 있을 때 단기금리를 거쳐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게 통화정책의 파급경로 상 바람직한 측면이 있고, 반면 지금처럼 인상 기대가 있음에도 장기금리가 떨어지는게 경기회복에 도움되는 측면도 있다. 한은 입장에선 어떤 측면이 더 편한가.

▲시장이 통화정책에 반응하지 않으면 통화정책의 효과가 크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단기금리는 반응하지만, 장기금리는 반응하지 않았다는 건데, 이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을 때와 비교를 해야 한다. 시장금리가 하나도 반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통화당국의 정책에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것은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부동산 가격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나

▲주택가격은 높다. 주택가격과 소득을 비교해 보면 강남 3구, 수도권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높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계속 형성 돼 사람들이 주택시장으로 나오지 않게 되고 급격한 가격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현재 우려하는 사항이다. 점진적으로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변화가 바람직하며 지금은 그런 맥락에서 정책을 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나

▲금리 결정 시 특정 정책만을 염두에 두지 않고 모든 대내외 여건을 고려한다. 물론, 매달 부동산 가격은 중요한 변수이다. 내수의 중요 부분이 주택시장이고 주택 건설이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금통위 발표 때나 외부강연에서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것과 달리 동결했는 데 시장과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지난 7월에 금통위원들은 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생각해 방향 전환에 대한 계기를 만든 것이다. 그동안 시그널(신호)을 잘못 준 것이 아니라 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 시그널을 주지 않는다면 자칫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으로 잘못 생각 할 수도 있다. 타이밍을 언제로 보느냐는 매달 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당시 대내외 여건을 볼 수밖에 없다.

시장에는 단기적인 소통과 중장기적인 소통이 있고 그 격차로 어려움이 있다. 최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시장과의 소통에 대해 통화당국자로서 계속 풀어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0,246,000
    • +0.89%
    • 이더리움
    • 4,839,000
    • +4.13%
    • 비트코인 캐시
    • 716,500
    • +5.83%
    • 리플
    • 1,984
    • +5.99%
    • 솔라나
    • 326,800
    • +2.54%
    • 에이다
    • 1,378
    • +8.85%
    • 이오스
    • 1,111
    • +1.18%
    • 트론
    • 280
    • +5.66%
    • 스텔라루멘
    • 684
    • +12.6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200
    • +3.27%
    • 체인링크
    • 24,860
    • +6.1%
    • 샌드박스
    • 842
    • -2.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