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상위 부자들에게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기부운동이 중국에서도 성과를 거둘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성공한 사업가 겸 거부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오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의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재산의 50%를 기부하자는 취지의 자선만찬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12일(현지시간) CNN머니매거진이 보도했다.
기부가 부자와 기업의 핵심가치로 여겨지는 미국에서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회장의 제안은 큰 호응을 받았지만 중국 거부들의 기부 약속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 중국지부의 징장 대변인은 “50명 이상의 초청 대상 중 만찬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거부는 거의 없다”고 알렸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부자들은 빠르게 증가해 중국판 포브스지인 후룬리서치의 조사에 의하면 중국의 백만장자 수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87만5000명에 달한다.
중국의 부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월 소득이 100달러 미만이어서 빈부격차의 확대는 정부의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가 됐다.
전문가들은 버핏의 자산만찬에 중국 부자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빈부격차에 대한 대중의 민감한 반응에다 부패가 여전히 주요 이슈로 남아 있기 때문에 중국 부자들이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거부들 중 기부에 가장 적극적인 부자는 장수성의 천광뱌오 황푸자원재활용공사 회장이다.
천광뱌오 회장은 지난 7일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재산은 약 6억6000만달러(약 768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천광뱌오 회장은 “죽을 때 자신의 재산을 세계에 돌려주자는 운동은 고귀하고 위대한 움직임”이라며 “나는 세상을 떠날 때 전 재산의 절반이 아닌 전부를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회장은 이미 지난 2008년 스촨 대지진과 올해 초 칭하이성에서 일어난 지진 당시 막대한 양의 돈과 물자를 기부한 바 있다.
워런 버핏의 자선만찬에 참석하는 부자가 거의 없다 해도 이것이 중국 부자들이 기부에 인색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CNN머니는 알렸다.
후룬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50대 기부자들은 총 12억달러, 평균 25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미국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지만 후룬리서치가 조사를 시작한 2004년에 비하면 8배나 증가한 것이다.
물론 아직도 중국의 많은 부자들이 자신의 부를 가족에 물려주거나 재투자에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올해 포브스의 중국 최대 부호자리에 오른 음료수 제조업체 와하하의 중칭호우 최고경영자(CEO)는 “진정한 기부는 돈을 투자해 더 많은 일자리 및 사회적 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