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 이부진 면세점 ‘大戰’

입력 2010-09-13 09:57 수정 2010-09-1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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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AK 인수로 점유율 역전...호텔신라 반격카드 주목

롯데그룹과 삼성그룹의 면세점 사업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국내 면세점 사업 1위인 호텔롯데는 올해 업계 3위 업체를 인수하면서 2위 호텔신라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면세점 사업을 놓고 법적 분쟁까지 발생하는 등 경쟁구도는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양 그룹 면세점 사업의 컨트롤 타워인 여성 거목 신영자 롯데 면세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의 경영 능력 검증으로 비춰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국내 면세점 업계는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 업체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경쟁 구도로 요동을 치고 있다.

포문을 먼저 연 곳은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얻어 업계 3위인 AK글로벌을 인수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2월 롯데디에프글로벌의 지분 81%를 80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관세청에 '면세 사업권 승계' 허가 신청을 내면서 사명도 AK글로벌도 롯데디에프글로벌로 변경했다.

롯데의 AK면세점 인수는 호텔신라와의 법정 분쟁으로 번졌다.

호텔신라는 지난 7월 롯데가 인수한 AK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구역에서 영업할 수 없도록 해달라며 인천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입찰 조건인 '동일사업자의 중복 입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제안요청서는 입찰 절차나 낙찰자 선정 방법을 안내해 입찰 참가를 유도하기 위한 서류에 불과하다’며 호텔신라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롯데의 공세는 최근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금융감동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롯데DF글로벌에 80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현재 롯데DF글로벌의 자본금 600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호텔롯데는 롯데DF글로벌을 부채 2000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현금 80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의 DF글로벌 출자금액은 모두 1600억원이 됐다.

올 6월말 현재 호텔롯데의 순이익과 현금보유액은 각각 869억원과 11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등 갑작스런 신규 출자는 업계의 관심을 사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다른 주주들이 참여하지 않는 단독 출자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롯데의 롯데DF글로벌에 대한 신규 출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롯데측은 신규 출자 목적을 ‘경영효율성 제고’라고 밝혔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8억달러 수준이다. 올해는 해외여행객이 급격히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30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면세점 시장은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양분해 독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업체별 시장점유율 변동을 보면 호텔신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 2007년 11.8%였던 시장점유율은 이듬해 22.1%로 뛰면서 확고한 2위 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또 지난해에는 롯데의 시장점유율까지 잠식하면서 27.6%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호텔신라가 1위를 지키고 있던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 점유율이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38.3%로 롯데보다 1%포인트 가량 앞섰다. 롯데가 AK면세점(13.9%)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 싸움은 역전됐다. 차이도 무려 10%이상 나고 있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시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 규모가 9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점유율 역전은 호텔신라에게 뼈아픈 상황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롯데의 인천공항 면세점 취급 품목이 AK면세점 인수를 통해 호텔신라와 동일해지면서 양측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여행객 증가 등을 고려하면 시내면세점과 공항 면세점 시장 규모가 역전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롯데의 AK면세점을 인수를 통해 품목까지 다양화 해 호텔신라의 공항 면세점 사업 입지가 좁아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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