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2주가 지났다. 여기에 지난 9일 한국은행은 두달 연속 금리를 동결시켰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2.25%)에서 동결함에 따라 부동산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같이 금리를 동결한 데는 정부가 지난달 29일 내놓은 8·29대책의 효과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인상은 적절하지 못한 대응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를 동결하면서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 4월 이후의 패턴이 이어지고 있고 주택투자와 거래는 계속 부진한 상황이다"며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생각에 사람들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것을 제어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금리동결이 수요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위험이 줄었다는 측면에서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DTI 완화책이 시작된 2일부터 9일까지 6일간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모두 1조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책 시행 전 6일간 실적인 1조2450억 원보다 2417억 원(19.4%) 줄어든 규모다.
신규 대출실적이 많은 편인 국민은행은 신규 대출액이 대책 시행 전에는 하루 평균 약 770억 원이었지만 시행 뒤 약 533억 원으로 줄었고 신한은행은 대책 시행 뒤 6일간 실적이 그 직전 6일간 실적보다 약 3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료가 이번 대책의 영향을 바로미터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시장의 반응이 기대만큼 좋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역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10일 부동산정보업체 따르면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서울이 -0.04%, 신도시 -0.06%, 수도권 -0.04%로 매매가격이 지난주에비해 하락했다. 이로써 서울과 신도시는 29주째, 수도권은 27주째 하락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역별로는 송파(-0.11%), 도봉(-0.08%), 구로(-0.07%), 용산(-0.07%), 마포(-0.06%), 영등포(-0.06%), 금천(-0.05%), 서대문(-0.05%) 순으로 내림폭이 컸다.
신도시는 일산(-0.18%), 중동(-0.04%), 분당(-0.03%), 산본(-0.02%) 순으로 하락했다. 수도권에선 하남(-0.18%), 성남(-0.13%), 광주(-0.11%), 고양(-0.10%), 화성(-0.10%), 구리(-0.09%), 의왕(-0.07%), 용인(-0.06%)이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의 대책후에도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서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부동산 대책은 2∼3개월 가량 지나야 직접적 효과를 보기 때문에 오는 11월쯤엔 정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며 “추석 이후 이사철을 맞으면 거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만약 이번에 금리가 인상 됐다면 실수요자에게 심리적 부담감을 가중시켰을 것이다"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됐고 금리 리스크도 제거되면서 추석 이후 투자자들이 시장 상태를 보고 움직일 가능성이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