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① 美 기업 신뢰 먹구름 걷힌다

입력 2010-09-13 13:12 수정 2010-09-1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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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지역의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기업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다 유럽의 재정위기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경제를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美 기업 신뢰 먹구름 걷힌다

②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

③ 中경제 연착륙 성공한다

④ 중동도 '맑음'...UAE 올 경제규모 317조원

⑤ 리먼 쇼크 후 2년...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처

미국 기업들을 짓누르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7월 도매재고는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 침체를 딛고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 상무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7월 도매재고는 전달 대비 1.3% 증가해 2008년 7월(1.5% 증가) 이후 최대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0.4% 증가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회복되는 조짐으로 해석했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발표한 12개 연방은행 관할 구역의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국 기업들의 재고가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요구기준에 부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7월 재고율은 전달의 1.15개월에서 1.16개월로 상승해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에는 사상 최저인 1.13개월을 기록한 바 있다.

▲미 실업률 추이. 현재 미국 실업률은 9.6%로 10%대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미 고용시장에서도 낙관론이 피어 오르고 있다.

미 재무부의 앨런 크루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일 FT와의 인터뷰에서 미 고용시장이 9.6%의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과거 두 차례의 경기 침체 당시 때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루거는 지난 1990~1991년과 2001년 두 차례의 경기 침체에 대해 언급하고 “현재 고용시장 상황은 당시보다 빨리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크루거의 발언에 대해 고용시장 회복이 둔화함에 따라 11월 의회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응징할 것이라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두려움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크루거는 "고용 시장이 급격하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며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정부는 고용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1월 끝난 직전 경기침체 당시 5.5%를 기록한 실업률은 2년 후인 2003년 6월에 6.3%로 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9월 촉발된 이번 경기 침체에서는 작년 10월 실업률 10.1%를 고점으로 이미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민간부문에서는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며 미국의 실업률이 개선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기업들이 경기침체기 동안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미국의 생산성은 지난해부터 올 1분기 사이에 급격히 늘어났다고 크루거는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실업률이 유럽에 비해 높은 것은 미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과거 유럽보다 미국에서 고용을 더 많이 했다고 것을 반영한다는 이야기다.

다른 경제전문가들도 미 고용시장에 대해 크루거와 같은 입장이다.

US뉴스는 최근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미 고용시장이 회복될 수 밖에 없는 4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더 이상의 대량 해고는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008년과 2009년 사이 기업들은 수십만명의 인력을 내보냈다. 씨티그룹의 경우 5만9000명 제너럴모터스(GM)은 4만7000명, 스타벅스 1만2000명, 버크셔해서웨이 1만7000명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감원 행렬이 이어졌다.

그러나 취업정보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지난달 해고자 수가 3만4768명으로10년래 최저라며 다행히도 앞으로는 대량 해고의 악몽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시장 회복이 점쳐지는 또 한가지는 모든 주요부문에서 고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취업정보업체인 인디드닷컴이 12개 산업계에서 발표된 채용공고를 집계한 결과 고용률은 2009년보다 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계의 경우는 67%, 소매업계는 55%가 각각 증가했고 17% 증가한 헬스케어 부문이 가장 저조한 수준이었다.

일부 근로자들이 구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고용시장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기업들 가운데 14%는 용접공과 가전수리공, 목수, 영업직, 간호사 등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구직활동이 두드러지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는 인력 부족으로 시달려온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민간부문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고용시장 회복에 호재로 지목되고 있다.

민간부문 고용은 올 들어 매월 점진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경기 회복을 확신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이코노미닷컴은 고용이 2013년까지 경기 침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부문 고용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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