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3일 '2009 회계연도 결산심사'에서 4대강 사업 예산집행 실태와 재정건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등 야권은 이날 2009년 4대강 사업예산의 전용사례를 문제 삼으면서 졸속으로 추진한 4대강 사업을 중단하라고 공세를 펼쳤다.
반면 한나라당은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 및 일자리 창출사업의 실적이 저조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보다 효과적인 친서민 대책을 추진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사업비 8300억원 중 3004억원(타사업 전용 10억원, 4대강 사업 비목사이 전용 2994억원)이 전용됐고, 이는 국토부 전체 전용액의 70%에 달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서갑원 의원은 "4대강 사업은 졸속추진에 이어 집행도 탈법적 전용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처럼 대규모 전용이 발생한 이유는 수자원공사에 4대강 사업을 떠넘기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또 "농림부 소관 4대강 사업인 '농업용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당초 계획에서 46%가 변경됐고, 4대강 사업 홍보비 중 79억원이 전용을 통해 집행됐다"며 "감사원 감사는 물론 모든 조치를 다해 혈세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철국 의원은 "작년 토지보상비 본예산은 580억원이었으나 시설비 2746억원 전용 등을 통해 모두 4077억원을 집행했고, 올해 토지보상비 집행액도 당초 예산대비 36억원 초과한 5361억원이었다"며 "토지보상비 급증은 속도전과 졸속추진이 낳은 예고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에 나섰으나 관련예산의 집행실적이 평균 44%로 저조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2009년 결산분석 결과, 경제위기 대응과 일자리 사업이 예산집행률 저조, 사업성과 부족 등으로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규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기존에 효과가 검증된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게 예산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정해걸 의원도 "24개 부처·청·위원회가 개별적으로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비슷한 사업이 분산추진되는 등 재정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 부채 문제와 지방자치단체 재정위기, 국가 부채 등 재정건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LH 사태는 현 정권의 경기부양을 위한 퍼주기식 대책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LH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이명박 정권 차원에서 결자해지의 자세로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김용구 의원은 "적자성 국가채무는 168조6000억원으로 전체 국가채무의 46.9%에 달하며, 매년 급증 추세에 있다"며 "결국 조세 등 국민부담으로 채무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계획성 있는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최근 지방정부 채무 급증은 중앙정부의 감세기조와 경제위기 충격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예외적인 증가이기는 하나 증가규모에 비춰볼 때 지방재정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