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자 원자바오 총리가 부동산 과열 억제정책을 지속해 나아갈 뜻을 밝혔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지방 정부에도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데 참여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제어하는 것은 사회안정을 유지하는 핵심”이라 강조했다고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원 총리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고 주택공급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 모든 부문의 핵심 의무”라며 “부동산 이슈는 경제문제뿐 아니라 사회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인의 생계와 직결된 이슈”라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4월 정부가 버블 위험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도시 부동산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다시 증가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은 지난달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과열 억제책이 경제성장을 크게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진데 따른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원 총리는 “우리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발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지방정부 산하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가 잠재적 위험으로 남아 있지만 중국 경제는 좋은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의 무역흑자가 3개월 연속 200억달러(약 23조원)를 넘으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커지는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무역흑자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전에 비해 급격하게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제회복세가 정부로 하여금 위안화 절상을 향후 몇 주 동안 2~3%까지 용인할 여유를 주고 있지만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조되고 있는 미국 정치권의 위안 절상 압력을 완화시키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에 관해서도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은 외국기업에 대한 문을 닫아놓은 채 발전할 수 없다”면서 “중국의 올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은 중국이 외국기업을 차별하지 않는 증거”라고 언급했다.
독일 소매유통업체 메트로의 에크하르트 코르데스 회장은 “원자바오 총리가 외국기업을 중국기업과 차별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힌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정부 고위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을 듣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