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주택대출 시작, 창구는 '파리만'

입력 2010-09-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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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신청자 없고, 문의도 없어...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내놓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지난 13일부터 시작됐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은행분위기는 싸늘하다 못해 춥기까지 하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농협·신한·하나·기업은행 등 5개 은행 대출 창구에는 고객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신청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상담역시 거의 없었다. 과거에 워낙 높은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라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찾는 사람이 없을 줄 몰랐다. 이러한 대출 상품이 있는지 모르는 고객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관계자 역시 “대출을 받으러 온 손님도 상담을 하는 손님도 없었다. 이(생에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시작된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 부동산 상황에서 빚을 내서 집 사려고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 지 의문이다. 과거랑 대출 조건이 비슷하다고 해도 지금 시장 판도가 완전 바뀌었는데...”고 말했다.

이미 지난 2001년과 2005년 두차례 이같은 대출 상품이 출시 된 적이 있었다. 당시 시장반응은 지금과는 대조적이었다.

2001년에는 시중상품보다 낮은 연리 6%로 집값의 70%, 최대 7000만원 한도 내에서 대출이 가능했다. 그해 출시일부터 6개월간 3555억원이 대출됐고, 급기야 2002년 지원액도 6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어났다.

이 대출은 집값의 상승으로 2003년 말 폐지됐다가 2년 후 2005년 8.31 대책 때 서민 주거안정 방안의 하나로 다시 태어났다.

2005년 역시 출시된 대출상품의 인기는 상상초월이었다. 상품 출시일부터 은행창구는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으로 가득찼고 정부는 대출 상품 출시 시행 1주일 만에 2조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급증 시켰으나 한달만에 재원이 고갈돼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정부는 2006년 초 대출 기준을 부부 합산 소득 3000만원 이하로 변경하고 금리 5.7%로 0.5%포인트 높였지만 대출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은 줄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3조5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증가 시켰고 그 해 10월 대출을 마감했다.

2001년에는 하반기부터전세난이 가중되고 집값이 오르면서 ‘비싼 전세에 살 바에는 내집을 마련하자’는 심리가 퍼지면서 대출이 급증했고, 2005년에는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많은 이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했다.

대출 상품의 조건이 과거 두차례와 비교해 봤을 때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데도 찾는 고객이 끊킨 이유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집을 려고 관망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떨어질 것 이라는 기대심리가 있어 적기라도 판단 될 때 움직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심리나 의식 자체가 줄어 들었고 시프트 등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는 아파트들이 많기 때문에 일부러 빚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상품 자체만 놓고 봤을 때는 충분히 매력이 있고 경쟁력이 있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인데다가 사람들의 구매심리 낮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없는 것 같지만 이제 막 상품이 출시 된 터라 한달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2005년과 비교하면 지금은 시장 상황도 다르고 앞으로 사장 상황도 불투명해 이 대출 상품이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릴지는 미지수다. 대책 발표 이후의 시장 동향을 자세히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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