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고속전기차 '블루온' 개발을 계기로 SK에너지와 현대자동차가 남다른 밀월관계를 다지고 있다.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번갈아가며 상대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공동 시승행사를 갖는 등 돈독한 관계를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15일 서린동 본사 앞에서 현대차가 시범 생산해 지난주 청와대에서 첫선을 보인 고속 전기자동차 '블루온' 시승식을 갖는다.
블루온은 현대차의 소형차 'i10'을 기반으로 개발된 첫 국산 고속전기차로, SK에너지가 제작한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날 시승식엔 SK에너지 임직원뿐 아니라 최재원 SK E&S 부회장, 이현순 현대차 부회장이 참석한다.
최태원 SK회장의 동생인 최 부회장은 SK에너지가 차세대 신성장 산업 중 하나로 미는 전기차용 2차 전지의 'VIP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두 회사 경영진의 교류활동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대차의 이 부회장은 시승식에 앞서 SK에너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킵 챌린징(Keep challenging·쉼없는 도전)'을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지난 1일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 임직원에게 '축구와 기업경영'을 주제로 강연한 바 있다.
SK에너지는 전기차용 2차 전지 시장에서 LG화학 및 삼성SDI와 '3강'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생산 규모 등에서 뒤처지는 탓에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시급한 형편이다.
따라서 SK에너지 입장에선 국내 최대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가 확실한 거래처로 자리 매김하게 되면 2차 전지 사업을 확장할 든든한 동력을 얻게되는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은 2012년까지 2500대가 생산돼 정부기관 등 공공시장에 먼저 공급된다. SK에너지는 이들 차량에 장착될 배터리 생산을 맡았다.
하지만 2013년부터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될 전기차의 배터리 공급 업체는 별도의 선정 과정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SK에너지로서는 현대차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지속적인 공급권을 확보하는 것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첫 전기차로 2차 전지 성능이 검증된다면 SK에너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데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