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톡톡 증권가]신한은행이 일본기업입니까?

입력 2010-09-15 13:42 수정 2010-09-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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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일본기업입니까?”, “신한금융지주의 대주주가 재일교포입니까?”

최근 신한금융지주 경영진 3인방의 진흙탕 싸움으로 그동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재일교포 주주 모임이 부각되면서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신한금융지주는 일본기업이 아니며 재일교포 자금이 많이 들어온 금융사로서 약 5000명의 재일교포 주주들이 1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외국계 지분율은 59.17%를 차지하고 있고 장부상 최대주주는 6.3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금융회사인 BNP파리바 S.A.(BNP파리바 그룹)다. 2대주주는 5.04%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이다.

하지만 재일교포 주주들은 서로 똘똘 뭉쳐서 의결권을 집중해 17% 지분으로도 신한금융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특히 원로 주주 30여명으로 구성된 모임인 ‘간친회(懇親會)’가 실질적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재일교포 주주들을 대표하고 있는 이희건 명예회장이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신한금융 경영진의 인사권을 간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소수지분으로 분산돼 있어 마땅히 이들 재일교포 모임에 대항할 수 있는 주주는 없기 때문에 오너도 아닌 라응찬 회장이 17년간 신한금융을 장기 지배할 수 있었던 것도 간친회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라 회장은 재일교포 1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그동안 독점적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2인자를 키우지 않는 절대 권력자로서 증권가에 알려져 있다. 이번 사태도 2인자인 신상훈 사장을 내치기 위한 수순이 아닌가라는 증권가의 의혹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라 회장은 고영선 전 전무, 최영휘 전 사장 등 소위 2인자로 부상했던 인사들이 내쳐지는 과정을 통해 17년간 1인자 자리를 굳건히 유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신한사태도 증권가에서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는 이유일 것이다. 특히 라 회장이 2인자인 신상훈 사장을 내치기 위해 조직의 신뢰와 뿌리까지 흔들 수 있는 횡령·배임혐의 고소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도 제기 되고 있다. 재일교포 1세대에서 2,3세대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신상훈 사장에 대해 힘을 실어주는 재일교포 2,3세가 늘어나면서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견해다.

이번 경영진 3인방의 진흙탕 싸움으로 그동안 각광받아 왔던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우수성이 허상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사태에서 국내 소액주주들은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이들 경영진들은 17%의 지분만을 보유한 재일교포 주주들의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다.

한번 국내 소액주주들이 일본 재일교포 주주들처럼 뭉쳐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결코 국민과 정부의 지원 없이는 급성장할 수 없었던 신한금융이 초기 자본투자자들인 재일교포 주주들만 생각하는 금융회사로 보여 지고 있어 오죽하면 일반인들이 신한은행은 일본기업인가라고 물을까.

결코 신한금융은 일본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분명 신한금융의 주인은 국민들도 있다’는 것을 한번 보여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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