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환시장 출렁...日 27조원 이상 풀어

입력 2010-09-16 06:51 수정 2010-09-1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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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반만에 초강수 "향후 필요하면 언제든 개입"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15일 오전(현지시간) 도쿄 외환시장에서 6년반 만에 환율 개입을 실시한 데 이어 같은 날 저녁 런던과 뉴욕 시장에서도 잇따라 엔을 팔고 달러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6일 이같이 전하고 하루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조엔(약 27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고강도 환율개입으로 달러당 82엔대로 치솟았던 엔화 값은 1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85엔대 중반까지 하락했고 런던과 뉴욕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달러·엔 환율이 급락했다. 일본 정부는 하루 27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특히 뉴욕에서 엔은 달러에 대해 3.1% 하락, 85.78엔까지 떨어져 2008년 11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아시아 주요 통화는 일본에 이어 각국 통화당국이 자국 통화 약세를 위해 개입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증폭되면서 달러에 대해 일제히 하락했다.

또 엔 매도를 서두르는 유럽 펀드들 사이에서는 일본은행이 개입 자금을 금융시장에 방치할 뜻을 표명하면서 “일본은행의 금융완화가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은행의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당국이 앞으로도 환율 개입에 나설 방침이며, 일본은행은 외환시장 개입에 투입한 엔화를 회수하지 않고 방치해 사실상 양적 금융완화 효과를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제는 일본의 환율개입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온 미국 유럽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엔화 값을 달러화 대비 큰 폭으로 인하하는 형태로의 일방적인 엔 매도 개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의 샌더 레빈 위원장은 15일 중국 위안화와 관련된 공청회에서 일본의 엔 매도 개입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일본의 개입이 중국의 위안화 절상 불요론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엔화 값은 15일 밤에는 런던과 뉴욕 시장에서 85엔대 후반까지 하락했지만 일본 단독 개입인만큼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이날 일본의 환율 개입에 대해 "일본 전체가 급격한 엔고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날 개입은 적절했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개입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기본적으로 해외 중앙은행에 실무를 맡기는 위탁 개입이 아닌, 자국 은행을 통해 개입하는 방식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은행을 통할 경우 위탁 방식보다 효율적으로 매매 주문을 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실상 24시간 체재로 개입이 가능하다. 15일 개입 규모가 2조엔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신문은 과거의 사례로 볼 때 하루 개입규모가 2조엔을 넘는 것은 이례적인 사태라고 지적했다.

과거 최대 개입규모는 1998년 4월의 2조6000억엔, 당시는 지금과 달리 엔저 사태 저지를 위한 엔 매수ㆍ달러 매도 개입이었다.

엔 매도ㆍ달러 매수 개입은 2000년 봄부터 2002년 봄까지 하루 1조엔이 넘는 엔 매도 개입이 몇 차례에 걸쳐 실시된 적이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강력한 금융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후에도 풍부한 자금을 금융시장에 공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환율 개입의 재원은 우선 국고단기증권(TB)을 활용하고 이후에는 TB를 새로 시중에서 발행해 조달할 것을 전해졌다.

정부의 강도 높은 엔화 저지 움직임으로 15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3% 급등해 9500선을 회복했다.

특히 도요타, 소니 등 수출 관련주가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니콘은 연중 최저치에서 단숨에 5%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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