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16일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와 한화증권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부지검이 16일 오전 압수수색에 들어간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는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서도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11시께 1층 로비는 조용했지만 안내 직원들의 얼굴을 굳어져 있었다. 건물 밖에서는 담배를 태우러 나온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걱정스런 얼굴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서부지검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한화증권 감사실 등으로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장부, 내부 감사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문제가 된 계좌는 오랫동안 방치돼 왔던 계좌로서 금액이 미미하며 비자금 등 회사와는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혹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7월께 한화증권에서 발견한 차명계좌 5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지만, 관련 계좌는 금융실명제 이전부터 있던 김 회장 개인 재산이 일부 남아 있다가 2004~2005년 무렵 폐쇄된 것이어서 비자금 조성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한화그룹 측이 이 계좌로 거액의 자금을 조성해 김 회장과 친인척들에게 전달했을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계좌추적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