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시장이 국내 건설업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동 플랜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터다. 지난 1986년부터 알제리에 뛰어든 대우건설이 선두주자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도 후발주자로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기존에 아프리카 사업이 없었던 대림산업도 이곳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1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우리 건설사가 해외서 수주한 1000억달러 가운데 중동, 아시아에 이어 아프리카가 109억달러로 3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북아프리카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1986년 알제리 힐튼호텔 건설에 참여한 뒤 알제리 내전으로 사업을 접었다가 2008년부터 수주활동을 재개했다.
현재 알제리 아르주 산업단지 내에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비료공장과 부그줄 신도시 기반시설 공사, 젠젠 항만공사 등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부그줄 신도시는 북아프리카 지역에 '한국형 신도시'를 보급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수도 알제에서 200km 떨어진 부그줄 신도시는 전체 60㎢ 규모로 알제리가 2025년 국토개발계획에 따라 조성하는 5개 신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삼환기업, 우림건설과 공동으로 1단계 사업인 21.5㎢의 부지 조성과 도로망 구축, 통신,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분당신도시(19.6㎢)보다 큰 규모로 앞으로 인구 35만명을 수용하는 8만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그줄 신도시는 세리프 라흐마니 국토개발환경부 장관이 한국의 동탄신도시 방문 이후 한국형 신도시에 매료돼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곳이어서 사업추진에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리비아 역시 대우건설의 텃밭이다.
대우는 지난달 리비아 정부와 우리 정부가 외교마찰을 빚은 가운데서도 리비아 국영전력청(GECOL)이 발주한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4억3800만달러에 수주했다.
1977년 리비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지금까지 2000km가 넘는 도로 공사를 비롯해 정부종합청사, 트리폴리·벵가지 메디컬센터 건립 사업 등 총 200여 건에 11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해 왔다.
현재는 미수라타·벵가지 복합화력발전소, 트리폴리 JW메리어트호텔, 트리폴리 워터프론트 외국인전용 고급리조트 공사 등 총 15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또다른 북아프리카 국가인 모로코에서 11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공사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알제리 국영석유회사인 소나트랙(Sonatrach)이 발주한 26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정유 플랜트 공사를 따내며 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공사는 지중해 연안인 스키다 지역에 있는 정유 플랜트를 개보수 및 신설하는 것으로 공사기간은 36개월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중동 이외의 다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수주 다변화를 위해서도 자원과 인구가 집중된 북아프리카 시장은 수주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이집트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건설사가 이집트에서 수주한 플랜트 공사 물량의 절반 이상을 GS건설이 따냈다.
최근 들어서는 2007년 수주해 발주처 자금조달 문제로 사업이 중단됐던 22억달러 규모의 이집트 모스토로드 정유 플랜트 건설 공사가 재개되면서 아프리카 지역 수주에 탄력을 받고 있다.
중소 건설사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기업과 한양, 태영 등은 현재 알제리의 두 번째 신도시인 '시디 압델라'의 인프라 설계와 시공을 맡고 있다.